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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安, 단일화 협상 어디로 가나

등록일 2012-11-16 20:51 게재일 2012-11-1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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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후보단일화를 위한 룰협상이 개시 하루만인 14일 안철수 후보측이 협상중단을 선언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이 의도적으로 `안철수 양보론`을 퍼트리고, 여론조사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지방조직을 통한 노골적인 세몰이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이다. 신뢰를 해치는 `비신사적인`행위가 시정되고, 관련 당사자들이 사과를 해야만 협상테이블에 복귀할 수 있다는 게 안 캠프의 강경한 입장이다.

지난 6일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처음으로 만나 후보단일화에 대한 선굵은 합의를 이끌어낼 당시의 화기애애한 분우기는 어느새 사라졌다. 룰협상이 `장외 변수`의 영향을 받으면서 안철수 캠프가 위기감을 느끼게 된 것이 협상중단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것 같다. 특히 민주당이 문재인 후보 쪽으로 급속히 쏠리기 시작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안철수 양보론`을 띄운 것이 안철수 캠프의 불신감을 키웠을 개연성은 충분해 보인다.

안 후보 측은 민주통합당이 보여준 일련의 언행을 정권교체의 대의를 잊은 채 오직 단일화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한 `나쁜 전략`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듯하다. “단일화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결과에만 연연해 이기는 후보는 대선승리를 할 수 없다”는 안 후보의 언급에 이런 인식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협상 보이콧이라는 극약 처방은 이런 연장선상에서 나온 실력행사에 다름 아니다. 문 후보 측이 조속한 협상재개를 원한다면 겸허하고 진지한 자세로 되돌아봐야 할 대목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불편하게 했다면 대신 사과한다”는 문 후보의 짤막한 입장표명으로 수습될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안 후보 캠프의 태도를 마냥 두둔할 일도 아니다. 만일 안 후보 측이 순식간에 열세로 돌아선 여론의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해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는 것이라면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더구나 야권후보단일화의 협상시한은 대선후보등록일(11월25-26일)까지다. 당사자인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자진해서 흔쾌히 합의한 시간표다. 시간은 턱없이 부족한데 양측이 감정싸움으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는 모습은 안타깝다. 특히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차기정부를 분점할 가능성이 있는 두 세력이 기초적인 신뢰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으르렁대는 현실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2002 후보단일화`의 속편격인 이번 단일화 협상은 업그레이드된 감동과 흥미를 주지 못하면 관객인 유권자들로부터 외면 당할 것이 뻔하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어떻게 감동과 흥미를 이끌어낼 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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