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전자·자동차 등 `두둑`… 불황 직격탄 유통·철강 등 `울상`<br>규모별-사상 최대 실적 유력한 삼성 등 재계 `공룡` 기대감 부풀어
올 연말 국내 기업의 성과급이 업종별로 희비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세계 경제 침체에도 좋은 실적을 낸 전자·자동차의 경우 두둑한 보너스 봉투를 기대하고 있지만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유통·정유·철강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기업 규모로 보면 삼성, 현대기아차, LG 등 재계 `공룡`들이 많은 성과급을 주지만 나머지 그룹은 대체로 지갑을 닫는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가장 성과급 전망이 밝은 기업은 삼성전자다.
올해 매출액 200조원, 영업이익 25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매년 1월과 7월 두 차례 월 기본급의 최대 100%까지 생산성 격려금(PI)을 지급하고, 연간 이익이 목표를 넘어서면 초과이익의 20% 안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일시불로 초과이익분배금(PS)을 나눠준다. LG그룹도 전자, 화학, 디스플레이 등 주력 계열사의 올해 실적이 대체로 개선될 것으로 보여 성과급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임단협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통상급 대비 500%와 960만원의 성과·격려금 지급을 결정한 바 있다. 타결 직후인 10월말 대부분의 성과급을 분할해 지급했고 나머지 250%의 성과급은 연말에 줄 예정이다.
유통업계는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규제와 불황으로 실적이 부진해 넉넉한 성과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백화점 또한 지난 6월 이후 줄곧 지난해 같은 달보다 월별 매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내년 1월말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지만 실적 부진으로 봉투가 두툼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어두운 곳은 철강업계.
포스코는 영업이익의 5.5%를 매년 8차례에 걸쳐 경영성과급 형태로 나눠주는데 올해 실적은 좋지 않은 편이다.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둬 기본급의 300~500% 수준의 보너스를 받았던 정유업계의 성과급 봉투는 올해 가벼워질 전망이다.
건설업계도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대기업들이 기대 이상의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영업이익이 부진해 성과급 전망이 밝지 않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