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는 그 어떤 해보다 갈등으로 얼룩진 한해였다. 대선으로 국민의 절반이 갈라진 것이며 온갖 정책 등을 두고 여야가 대립했고, 김정은의 등극으로 남과 북이 더 멀어진 한해였다. 2012년은 정말 힘들었다. 경제성장률도 3%를 채우지 못했고, 지난 IMF때보다 더 어려운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었다. 포스코를 비롯 철강도시 포항의 많은 기업들이 그야말로 가장 힘든 한해를 보냈다. 그 어려움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안타깝다. 그 힘든 속에서도 포항은 `감사 나눔`이라는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한 기업에서 시작됐던 감사나눔운동은 포항시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관과 기업으로 확산된 뒤 포항시 전역으로 퍼졌다. 마침내 이 운동은 청와대까지 파고드는 놀라운 위력을 발휘했다. 올 한해 포항을 지탱했던 가장 큰 힘이 바로 감사 나눔이다. 포항에서 처음 시작된 이 감사나눔운동은 내년에도 전국 방방곳곳에서 그 열기를 더할 것이다. 그래서 관과 시민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부자와 가난한 자가 하나가 돼 이 사회를 더욱 밝게 만들 것이다.
1948년 정부 수립당시 국민소득 68달러에 불과했던 세계 최고빈국이 60여년만에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지금이 있기까지 우리가 겪은 그 많은 시간들을 세계인들은 과연 정상적으로 보겠는가. 하지만 우리가 흘린 땀의 대가를 우리가 거둔 것이다. 우리국민 스스로 위대한 민족이라고 자부해도 괜찮을 것 같다.
한편으론 한해를 보내면서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적지 않다. 각 기업체의 일용 계약직 및 비정규직 문제가 마음에 걸린다. 그들이 우리사회의 한 구성원인 이상 그들의 아픔을 그대로 방치할 수만은 없는 문제다. 그들을 껴안을 사회적 제도장치 마련이 아쉽다. 2012년에 다 해결하지 못한 채 달력을 넘겨야 하는 경우는 이밖에도 많이 있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올해 마지막 해가 호미곶 앞 바다에 떴다가 서산너머로 진다. 지난 1년 동안 겪었던 숱한 고난과 슬픔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외롭지 않은 것이 새로운 희망의 내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불과 `마음의 종이` 한 장 차이라면 올 한해를 `아쉽다`는 말 대신에 `그래도 행복했다`고 말하자. 이제 보낼 것은 보내고 다가오는 새 희망을 맞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