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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화학물질 사고 대책 재점검해야

등록일 2013-01-14 00:14 게재일 2013-01-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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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의 웅진폴리실리콘 공장에서 유독물질인 염산이 대량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형 탱크 안에 있던 200t 가량의 염산이 누출돼 인근 주민 760여명이 긴급 대피에 나서는 등 큰 소동이 벌어졌다. 누출된 염산이 공기 등과 반응해 염화수소로 바뀌면서 흰 가스가 피어올라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번 사고는 지난해 9월 발생한 구미 불산 유출사고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일어나 시민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 염산은 불산보다 낮은 3등급 유해물질이지만 이를 흡입하면 호흡기 점막 손상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

또 요즘 같은 기온에선 쉽게 액체상태로 변해 토양 및 수질 등에 스며들기 때문에 2차 오염도 우려된다고 한다. 당장 인명피해가 없었다고 해도 인근 주민들의 건강과 가축 등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주변 오염이나 2차 피해는 없을지 면밀한 조사가 시급하다. 특히 가스에 노출된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이 크다니 신속한 정밀 조사와 적절한 조치로 주민들을 안심시키는게 급선무다.

이번 사고는 지난 12일 오전 7시30분께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소방당국에 신고된건 3시간 30분이나 지난 11시3분이었다. 이렇게 큰 사고가 났는데도 공장측이 아무런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건 용납될 수 없다. 사고를 은폐하려 한 것은 아닌지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염산 탱크와 배관을 연결하는 밸브가 강추위로 터졌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을 보관하는 탱크의 밸브가 추위 때문에 터졌다니 말이 안된다. 유독물질 관리가 이렇게 허술해서야 주민들이 불안해서 살기 어려운 노릇이 아닌가.

작년 9월 경북 구미에서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1만여명이 치료를 받는 피해를 입었다. 농작물과 환경오염 2차 피해도 막심했다. 이 사고를 계기로 화학사고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의 필요성이 강조됐지만 불과 몇 달이 지나지 않아 또 다시 염산 누출사고가 발생했다. 비록 이번 사고의 피해가 그리 크지 않다고 해도 이번 사고가 주는 경고와 교훈은 따갑게 받아들여야 한다. 화학 유독물질의 관리는 단 한 치의 허점도 용납되지 않는 100% 안전의 기준에서 이뤄져야 한다. 99% 안전하다 해도 단 1% 구멍이 난다면 대형 인명과 재산, 환경 피해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구미 불산 사고에 이어 상주 염산 사고가 일어났듯이 대형 화학사고가 일어날 위험은 전국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제라도 완벽한 예방 체계를 구축하고, 사후 처리 매뉴얼을 만들어 언제 닥칠지 모를 화학사고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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