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장사 36%가 적자… 4곳중 1곳은 2년 연속 적자<br>유가시장 관리종목 전체 절반 넘어, 자본잠식 위기 업체도
국내 건설업계가 `존폐기로`에 놓여 있다.
지난해 국내 상장 건설사 3곳 중 1곳 이상이 적자를 보였고, 4곳 중 1곳은 2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도산 위기에 처한 업체도 적지 않다. 유가증권시장 관리종목 중에는 절반 이상이 건설사다.
26일 금융감독원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실적 잠정치를 공시한 상장 건설사 42곳 중 35.7%인 15곳이 적자를 냈다. 두산건설은 당기순손실이 6천541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가장 컸고, 쌍용건설(4천115억원), 금호산업(3천750억원), 남광토건(2천922억원), 삼부토건(871억원), 삼호(352억원), 코오롱글로벌(272억원), 경남기업(243억원) 등이 2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특히 두산건설과 쌍용건설, 금호산업, 남광토건, 삼부토건, 고려개발, 삼호, 동원시스템즈, 유신, 한일건설 등 10곳은 지난 2011년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보였다. 아직 상장 건설사 23곳은 작년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지만 16곳이 2011년 적자였던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적자 건설사는 전체의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서희건설은 순익이 3억원으로 적자를 겨우 모면했다.
가장 많은 흑자를 낸 곳은 삼성물산으로 순익 규모가 4천161억원에 달했고, 현대건설(3천470억원), 대우건설(1천594억원) 등 3곳만이 1천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상장 건설사 6곳은 실적 악화로 자본금이 줄어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작년 말 기준으로 쌍용건설, 한일건설은 자본금을 모두 까먹고 부채로 버티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금호산업은 완전 자본잠식은 아니지만 자본잠식률이 97.4%에 달했고, 삼호 43.3%, 두산건설 31.0%, 신원종합개발 15.1% 등이었다. 벽산건설, 남광토건, 범양건영 등은 완전 자본잠식이 되며 이미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상장 건설사들은 자금 사정이 악화하자 대거 관리종목에 편입됐다.
유가증권시장 관리종목 13개 중 절반이 넘는 7곳이 건설사다. 대상 건설사는 한일건설, 남광토건, 벽산건설, 범양건영, 동양건설, 신일건업, 삼환기업 등이다. 상장사가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향후 사정이 더욱 악화하면 상장폐지될 수도 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