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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보다 뭉클한 애향과 예술 나눔정신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3-03-19 00:18 게재일 2013-03-1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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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유 작품 1천680점 기증한 재일교포 컬렉터 하정웅 `미학전` 내일 개막
▲ 컬렉터 하정웅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재일교포 컬렉터 하정웅(74)이 미술관에 손아유 작품 1천680점을 기증한 일을 기념하고, 그의 숭고한 메세나 정신을 널리 알리고자컬렉터 하정웅 - 나눔의 `미학전`을 20일 개막한다.

`컬렉터 하정웅 - 나눔의 미학전`은 컬렉터로서의 하정웅의 삶과 인생을 조명해 보는 전시로 이국땅에서 조국의 문화발전을 위해 묵묵히 일해온 하정웅의 숭고한 메세나 정신을 기리는 자리로 마련됐다.

문화 나눔 정신을 몸소 실천하며 사회복지 및 문화예술에 공헌한 하정웅의 나눔의 삶과 철학을 중심으로 인간 하정웅에 대해 심층적으로 조명해봄으로써 그의 메세나 정신을 널리 알리고, 이 시대 나눔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 위해서다.

미술관 2층 제2전시실에서 다음달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하정웅의 작품기증 및 사회 공헌 활동에 대한 다양한 시청각 자료들이 선보이며, 자신의 컬렉션 전부를 사회에 환원하기까지 예술작품에 대한 확고한 자기 신념과 나눔의 철학, 숭고한 메세나 정신을 이룰 수 있었던 그 실천의지의 원천을 살펴볼 수 있는 회화와 영상작품, 하정웅 아카이브 자료 등이 전시된다.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의 `나눔`영상작품과 이화여대 교수 서양화가 조덕현의 캔버스에 연필로 하정웅의 가족을 담음 작품`하정웅 일가`와 하정웅이 국내 여러 박물관에 컬렉터로서 열었던 전시회 포스터와 도록 등의 작품들을 통해 재일한국인이라는 고단한 역경 속에서 불굴의 의지로 한국의 혼과 뿌리를 찾기 위해 오랜 세월 애쓴 인생과 삶, 타국에서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찾고 아름다운 나눔의 실현을 통해 조국의 문화발전을 위해 공헌한 하정웅의 나눔의 인생을 엿볼 수 있다.

하정웅의 컬렉션에는 여타 컬렉션과는 다른 철학이 담겨 있다. 한국에서 강제 징용돼 이국땅에서 고통을 겪고 죽어간 이들의 영혼을 달래는 마음으로 미술작품을 하나하나 모으며 그들을 위령하고자 하는 하정웅의 간절한 마음을 담은 것이다. 한·일의 구슬픈 민족사의 소용돌이에서 재일한국인으로 살아온 하정웅에게 미술작품은 조국이자, 그의 자화상이었던 것. 또한 이루지 못한 화가의 꿈을 실현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을 뿐 아니라 컬렉션 또한 예술의 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작품 기증뿐만 아니라 하정웅은 두 조국을 가슴에 품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아름다운 문화 가교 역할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나라, 민족, 종교를 넘어 더불어 살아가는 보다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하정웅의 바람을 절실히 보여주는 나눔의 실천들이다.

아키타 센보쿠 타자와코 도서관에 4천여권의 미술과 한국과 관련한 책을 기증했고, 그의 모교인 오보나이 소학교와 중학교 교정에는 한국인 조각가 박병희의 브론즈 작품을 기증했다. 또한 일본인 조각가 가토 아키오의 브론즈상을 조선대학교에 기증해 작품을 통해 한·일간 아름다운 소통을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를 줬다. 부모의 고향인 전남 영암에 일본 아스카 문화의 스승인 왕인박사 묘역을 준공했으며, 일제시대 억울하게 일본에서 생을 마감한 유족 없는 조선인 무주고혼을 달래주기 위해 위령탑을 세우고 해마다 위령제를 드리고 있다.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끝없는 조국 사랑의 발현으로 평생을 사회를 위해 베풀고, 예술적 감동과 행복의 마음을 나누는 삶을 살고 있는 하정웅의 인생을 통해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각박한 현실에 경종을 울리는 의미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진정한 나눔의 미학을 실천하는 휴머니스트 하정웅의 삶과 철학을 마주하며, 이 시대가 요구하는 메세나 정신이란 무엇인가 의문을 던지며, 나눔의 정신의 참된 의미를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시립미술관은 지난 15일부터 미술관 1,2층 전시실에 `Diaspora 손아유의 추상세계`전을 열고 있다. 이 전시는 하정웅이 포항시립미술관에 2회에 걸쳐 기증한 손아유의 작품 1천680점 중 800여점을 전시한 것이다. 하정웅은 자신의 작품이 고향 땅 포항에서 선보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 손아유의 바람을 들어 포항시립미술관에 흔쾌히 작품을 기증해 고향에서 빛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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