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는 방폐장 유치 이후 한시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심각한 것은 방폐장을 둘러싼 갈등이 지역별, 계층별, 연령별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고착화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갈등이 지역사회의 `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책사업이나 대형 사업장은 당연히 이념갈등, 지역갈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인식돼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과 혼란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천성산 터널, 새만금사업, 서울 사패산 터널 등 5개 국책사업을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발생한 손실금으로 무려 41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방폐장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경주가 특별지원금, 한수원 본사 등을 놓고 경주가 동경주와 서경주로 나눠 갈등을 겪고 있는 현실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특별지원금 배분과정에서도 확인된 것처럼 경주시나 시의회가 하고있는 일방통행식 행정은 주민 반발을 부르고, 시민사회 갈등을 조장한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 같아 유감이다. 동경주 주민들도 자신들만의 원전이나 방폐장이라는 지역 이기주의를 이제는 버려야 한다. 방폐장은 경주 시민들이 유치한 것이지, 동경주 주민들만의 힘으로 유치한 것이 아니다. 준공을 앞둔 방폐장을 `볼모`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 하는 태도는 옳지 않다. 지금에 와서 방폐장 공사를 중단하라는 것은 `떼쓰기`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모든 갈등이 진정 `방폐장`때문에 일어난 것인지 아니면 이를 통해 `이익`을 취하려는 의도때문에 일어난 것인지 되묻고 싶다.
방폐장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면 두고두고 경주의 `화합`을 해치고,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방폐장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으로 지역 발전의 동력을 소멸시킬 것이 아니라 이제 갈등을 털고 시민들의 역량을 하나로 결집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방폐장 유치로 배분된 특별지원금을 활용해 경주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고,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