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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나눔운동, 시민주도 문화운동으로 거듭나야

등록일 2013-04-12 00:08 게재일 2013-04-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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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가 전국 최초 인성도시로 선정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둔 포항시의 감사나눔운동이 기로에 섰다. 감사나눔운동이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이고, 가시적 성과를 낸 것은 사실이지만 일각에서 지나치게 종교색채가 짙고, 감사나눔운동을 일방 통행식으로 강요하는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포항시의회는 “감사나눔 운동은 행정의 본질을 벗어난 전시성 행정”이라며 제동을 걸고 나서 집행부와 의회간 갈등양상을 보이고있다. 실제로 포항시의회 임영숙, 복덕규 의원은 지난 4일 제199회 포항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감사나눔 운동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포항시가 한시적으로 설치한 감사나눔TF팀의 해체를 요구했다. 임 의원은 시정질문에서 “감사운동과 같은 형이상학적 의미에 전행정력을 집중하는 것이 행정본연의 업무가 아니며 감사TF팀을 한시 기구로 운영하려면 조례로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 포항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는 포항시 추가경정예산 심사에서 “감사나눔운동에 대한 시의원들의 지적사항이 개선되지 않으면 감사나눔관련 예산 심의를 하지 않겠다”고 통보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후에 자치행정위는 6월 정기인사 때 감사나눔TF팀의 인력감축 및 직급조정 등의 조치를 하겠다는 집행부측의 답변을 듣고서 추경심의에 들어갔지만 감사나눔 관련 추경 예산 1억여원 중 어린이집 인성교육 지원비와 방송홍보비 4천200만원을 삭감하기도 했다.

포항시의회는 11일 열린 포항시의 감사나눔운동 추진 1주년 기념 성과발표 및 간담회장에서도 감사나눔운동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그대로 드러내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박승호 포항시장과 오광한 포항교육장, 이정식 포항제철소장, 최병곤 포항상의회장 등 포항시내 주요 기관단체장이 모두 참석했으나 이칠구 포항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포항시의원들은 한 사람도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시 의회가 감사나눔 운동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책을 요구해 놓은 상황에 포항시가 주최한 감사나눔 1주년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면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감사하는 것을 생활화하자는 감사나눔운동은 우리의 삶과 생활을 넘치는 기쁨으로 채운다. 운동 자체의 뜻이 추호라도 나쁠 턱이 없다. 다만 이같은 정신문화운동을 국민의 혈세를 들여가며, 시청 공무원들이 직접 나서서 추진하는 것은 모양새가 그리 좋지않다. 감사나눔운동은 새롭게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 이 운동이 시민의 생활속에 확고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민간단체나 시민단체들이 주도하고, 관이 지원하는 방향으로 새롭게 재편돼 포항시의 문화운동으로 거듭 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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