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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총학생회장, 그는 조폭이었다

이창훈기자 /김천 최준경기자
등록일 2013-04-19 00:22 게재일 2013-04-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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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김천 2개大 총학 장악, 억대 교비 횡령<br>영세업체 돈 뜯고 폭행사건 주도 29명 검거<bR>전과자 피선거권 규제 관련 적극적 대처 필요

조직폭력배들이 대학 총학생회까지 장악해 폭력은 물론 교비를 횡령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8일 김천과 구미지역의 2개 대학 총학생회를 장악, 억대의 교비를 횡령하고 지역의 영세업소 등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한 후 보호비 명목 등으로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조폭을 무더기로 검거, 8명을 구속하고 21명은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은 학생회 간부를 역임한 김천지역 폭력조직 제일파 행동대장 김모(33)씨와 이모(32)씨 등 2명은 구속하고, 최모(30)씨를 불구속입건했다. 또 유흥업소 업주를 폭행하거나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뜯은 혐의로 같은 조직폭력배 신모(34)씨 등 6명을 구속하고,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2011년도 구미대 총학생회장을 맡아 학생회비 5천700만원을 횡령하고, 학생회 간부 34명의 장학금 5천3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1년 8월 자신을 때린 지역 선배를 후배조직원 5명과 함께 집단 폭행해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는 2007학년도에 후배 최씨를 김천대 학생회장에 당선시킨 후 자신은 대의원 의장을 맡아 실질적으로 학생회를 장악, 학생회비와 학교지원금 6천7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와 이씨는 학업 목적이 아니라 학생회를 장악해 자금을 빼돌리기 위해 대학에 들어갔고 휴학하는 방식으로 학생회장 출마시기를 조정한 걸로 드러났다. 이들은 빼돌린 학생회비나 교비를 폭력조직의 자금이나 유흥비로 사용했다.

신씨 등 나머지 조직원은 2005년 8월부터 2011년 6월까지 대물림을 하며 김천의 유흥업소 업주 4명으로부터 보호비 명목으로 매달 70만~150만원씩 모두 8천400만원을 가로챘다. 올 1월 보도방 업주를 집단폭행했고, 지역 후배 4명이 조직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습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종화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2개 대학의 역대 총학생회장의 공금 횡령혐의가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았던 조폭이 총학생회 장악후 이권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나자 대학가는 충격으로 받아들이면서 이를 막을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수 대학들이 폭력 등 전과자들은 총학생회 선거에 나설수 없다는 규칙을 정해놓고 있으나 이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대학도 적극적으로 총학생회 일에 대해 개입하는 것을 꺼리는 것도 한 원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해서는 보다 강한 대책과 대학본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김천 최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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