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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질 사금융 60% 이자 견디다 못해… ”

김영태기자
등록일 2013-04-30 00:34 게재일 2013-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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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국민행복기금 가접수 창구 `북적`<br>자영업 50대가 절반·학자금 대출 20대도<br>인구비례 전국 최다, 지역경제 실상 반영
▲ 국민행복기금으로 채무조정을 받으려는 지역민들이 하루평균 340여명이 찾으면서 캠코 대구경북지역본부에서는 직원 8명이 2교대로 근무하는 등 모두 16명 정도가 지역민들의 가접수를 돕는 등 최대한 시간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대구경북지역본부가 위치한 수성구 청수로 금융빌딩 15층에는 29일 오전부터 행복기금을 통해 채무조정을 받기 위한 지역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캠코에만 하루 평균 340여명의 지역민들이 신청했고, 방문후 상담을 한 지역민들까지 합친다면 최소한 하루에 400여명은 다녀갔을 것이라고 캠코 관계자는 전한다.

지역민 가운데는 자영업을 하는 50대 이상 남성이 전체 접수자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20대 학자금 대출자부터 60대 사금융 대출자까지 경제생활을 하는 전 연령층이 포함돼 있다.

이날 오후 1시20분께 조금은 초췌한 모습으로 캠코 행복기금을 찾은 최동혁(58·가명)씨와 최상영(28·가명)씨는 부자지간으로 접수에 앞서서 서류작성 장소에서 각각 모범 답안(?)에 따라 부채상황을 적고 있었다.

처음엔 인터뷰 요청을 극구 사양하던 최 씨 부자는 서류 접수를 마치고 캠코 건물을 나와서야 사금융의 악질적인 추심에서 벗어난 안도감에서인지 자신의 이력을 자세히 설명했다.

최 씨는 동구에서 9년 전부터 식당을 운영했다. 초반에 식당이 잘 되자 5년 전부터 인근에 같은 메뉴를 취급하는 식당만 4~5곳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무리하게 확장한 식당 규모로 인해 월세를 내기에도 버거운 날들이 많아졌다.

대출로 월세를 내면서 1·2금융권 대출한도가 차 하는 수 없이 사금융에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렸단다. 사금융은 이자가 최고 39%지만 연체이자까지 포함한다면 연간 거의 60%에 가까워 최 씨는 한달에만 120만원 가까이 지출하다가 최근 9개월동안 이자를 갚지 못해 사금융의 피를 말리는 추심만이라도 벗어나기 위해 이날 캠코를 찾았다고 했다.

대학을 갓 입학한 최 씨의 아들은 부진한 식당 영업으로 졸업 후 취업을 해서 갚겠다며 대출한 학자금이 지난 2011년에 졸업을 했지만 아직껏 취업을 못해 갚을 길이 막막해져 이곳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캠코 관계자는 “아버지 최 씨는 최고 50%의 채무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아들 최 씨는 아직 학자금대출이 상각이 되지 않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서 일단 접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이효선(64·여·가명)씨는 서류작성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었고 안내자가 “부동산 담보대출과 압류나 강제집행, 경매 등이 진행되는 것은 이번 채무조정에서 제외된다”고 하자 “형평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며 항의를 하기도 했다.

캠코 박재현 신용지원팀장은 “대구·경북지역에서 인구비례로 볼 때 가장 많은 이들이 국민행복기금 가접수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그만큼 지역 경제가 어렵다는 반증이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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