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식 경주시장이 1일 오전 경주시청에서 열린 현안간담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경주와 포항의 해양 경계 부근 경주 감포쪽 바다 수중 25m 지점에서 분실된 어구를 찾던 한 잠수부가 높이 2m 가량의 청동금속 종으로 추정되는 유물을 발견하고 신고했으며,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시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황룡사 대종, 감은사 대종과 관련한 이야기가 대종천 지명과 관련해 전해오는 것을 감안하면 유물이 실재로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경주시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지난 4월 10일 수중발굴팀을 현지에 파견해 긴급탐사를 실시했으며, 4월 14일부터 4월 26일까지 수중 발굴선을 투입해 탐사에 나섰다고 문화재 탐사사실을 확인함으로써 대형동종 발굴이 초읽기에 들어 간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감포읍 앞바다에 수장돼 있는 동종에 관해서는 우리 역사에서 두 가지 얘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하나는 신라경덕왕 13년(754년)에 제작된 황룡사 대종(높이3m12,두께27cm)이다. 이 종은 고려고종 25년 몽골군에 의해 해로를 따라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쪽으로 옮겨지다 풍랑으로 배가 전복되면서 수장됐다고 삼국유사 등에 기록돼 있다. 또 다른 하나는 문무대왕의 호국 혼이 숨쉬는 감은사 대종이다. 임진왜란때 왜군들이 대종을 훔쳐 어선에 싣고 일본으로 운반하려다 심한 파도로 배가 침몰하면서 감은사앞 바다에 수장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감포읍 앞바다에 황룡사 대종 또는 감은사 대종이 수장됐다는 얘기가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왔고, 1980년대에는 문화공보부 산하 문화재관리국 조사단이, 2000년대는 해군이 각각 대왕암 주변 해저를 탐사했지만 대종을 찾지는 못했다.
그런 전력때문인지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경주시가 공개한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3월말 신고를 접수한 뒤 신고 내용이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해 18t급 탐사선을 현지에 파견, 수중유물이 존재한다고 신고된 지점을 중심으로 정확한 위치를 찾는데 주력중이지만 유물의 존재여부는 아직 알수 없다는 것이다.
비록 황룡사 대종 또는 감은사 대종으로 추정되는 대형 동종을 아직 찾지 못했지만 문화재당국과 경주지역민들의 가슴이 크게 부풀수 밖에 없는 획기적인 사건이다. 이번에야 말로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룬 신라시대의 동종을 찾아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드높이 떨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