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비핵화는 북한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들이 추구하는 목표다.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들은 모두 한반도 비핵화를 외치고 있다. 그리고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북한의 경제발전을 지원해주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국제사회의 기대와는 달리 북한은 최근 핵무력과 경제발전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이른바 `핵·경제 병진노선`을 천명했다. 북한은 지난해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기한 데 이어 올해 병진노선까지 선언함으로써 핵무기를 결코 포기할 수 없음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룡해 특사가 중국측에 어떤 제안을 하고 비핵화에 대해 어떤 입장을 표명할 것인지가 관심거리다.
우리 정부는 주변국들과 공조해 북한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달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다음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국이 추구하는 국제 공조의 성공 여부는 중국의 태도에 크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도 불구하고 대북 제재 참여에 미온적이던 중국은 최근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안을 성실히 이행하는 수준을 넘어 주요 은행과 조선무역은행과의 거래중단 조치를 취하는 등 대북 압박 수위를 높였다. 북한의 핵실험 등 도발적 행동이 중국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중국의 이런 태도 변화는 북한에 큰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북한은 중국에 많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며 “중국에서도 가급적 방중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여러 경로를 통해서 얘기가 왔기 때문에 저도 가능한 한 빨리 중국을 방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공조의 성공을 위해서는 중국이 북한측에 확고한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 북한의 태도 변화는 요원해지고, 동북아의 긴장은 계속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역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