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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젊은 나이에 망령이라니, 안됐다

등록일 2013-05-29 00:08 게재일 2013-05-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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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 요인들이 요즘 1940년대 군국주의 망령에 씌어서 망령을 부린다. 아베 총리가 태평양전쟁 전범을 합사한 야스쿠니를 보란듯이 참배하더니, 일본이 한국과 중국 그리고 동남아 여러 나라 침범에 대해 침략이 아니라는 정신나간 해석을 했고, 44세의 야심 찬 젊은 정치인이며 오사카 시장인 하시모토는 `아베 처럼 되기`에 광분하면서 덩달아 “전쟁에는 위안부가 필요하고, 다른 군대도 다 위안부 시설을 가졌는데 왜 일본만 잡고 난리냐” “오키나와 주둔 미군 사령관에게도 매춘시설을 더 많이 이용해 달라고 권유했더니, 미군 사령관은 우리는 군인들에게 그런 곳에 가지 말라고 명령했다 더라”란 소리를 태연히 내뱉었다. 인기가 좀 있어서 차세대 총리감으로 거론되는 하시모토인데, 그런 망령 든 소리를 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정치생명 끝장 보는 것 아닌가 싶다. 일본은 2차세계대전 때도 그랬지만, 늘 오만방자해서 자멸하지 않았던가.

지난 27일 300명이 넘는 외신기자와 일본기자들이 모인 가운데 하시모토가 자신의 망언을 해명하고 추락하는 인기를 반전시키려는 기자회견을 했다. 그러나 결과는 오히려 “저 사람 아무래도 정상이 아니다”란 반응을 얻었을 뿐이다.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를 부정하자는 것도 아니고 수정하자는 것도 아니다. 더 명확하게 하려는 것이다”라고 했다가 “명확히 하자는 당신의 말이 가장 불명확하다”는 외신기자들의 비아냥을 들었다. 또 “사회자가 당신을 역대 오사카 시장 중 가장 각광받는 인물이라도 소개했는데, 지금 보니 전혀 그런것 같지 않다”는 직격탄을 맞고 머쓱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발언이 잘못 전해진 것은 전적으로 “바보같은 마이니치신문, 아사히 신문이 오보를 냈기 때문”이라며 잘못을 신문에 뒤집어 씌웠다가 “가증스럽다. 제 정신 아니다”란 일본 기자의 비난도 들었다.

하시모토는 도비타 풍속조합의 고문변호사를 한 경력이 있다. 이 조합의 1층은 식당이고 2층은 매춘하는 유곽이다. 기자들이 “창피하지 않나?” 하니 하시모토는 “위법은 아니다”라며 도덕성은 외면했다. 위안부 문제 대해서 하시모토가 “국가기관에 의해 납치 매매했다는 증거는 없다. 강제연행을 없었다”하자 기자들은 벌떼같이 덤벼 “국제사회는 증거를 넘치도록 가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에는 합리성과 신빙성이 없다”고 하자, 기자들은 “일본 외무성이 확연히 입증하고 있는데,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오금을 박자 말문이 막혔다. 한 주부는 “선거때 정치가의 자질을 꼼꼼히 살펴야 겠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의 신뢰와 품위까지 잃어버릴 판이다”라고 했다. 40대 젊은이가 망령이 들었다니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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