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도 환영하고 있다. 중국 홍레이 외교부 대변인은 “어렵게 조성된 대화 분위기를 소중히 여기고 정세 전환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바란다”고 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북한의 이번 회담 제안은 대화국면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한국의 제재조치를 해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AFP통신은 “북한 전문가들은 남북관계 진전을 환영하면서도 일부는 주의를 당부했다”면서,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번 제안이 진정성 있는 대화로 이어질지를 언급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신뢰 프로세스`의 앞길은 멀고도 험하다. 북한이 한반도 적화통일이라는 목표를 바꾸고, 핵무기를 무력통일의 수단으로 쓰겠다는 의도를 버리지 않는 한 담담타타(談談打打)를 계속할 것이다. 불리하거나 숨길 일이 있을 때는 `회담`에 나오고, 유리하거나 상대가 방심할 때는 `타격`하는 그 수법을 우리는 수 없이 경험해왔다. 그러나 순진한 사람들은 악랄한 자들의 술수에 번번이 속는다.
클린턴 대통령은 제네바 합의로 북한 핵개발을 막을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러나 북한은 몰래 우라늄 핵개발을 했고, 2003년 제네바 합의는 깨졌다. 부시 대통령은 6자회담이 열리는 한 북핵이 해결되리라 믿었다. 그러나 북한은 부시 취임 5년 만에 지하핵실험을 감행했다. 6자회담은 북한에 달러와 시간을 벌어주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 위험은 사라졌다. 북은 핵을 개발한 적도 없고 개발할 능력도 없다”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 핵 주장은 일리 있는 측면이 있다”며 두둔했다.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으니, 대화를 하기는 하지만, 경계를 늦추거나, 그들의 화술(話術)에 넘어가면 안된다. 겉과 속이 다른 자들과의 대화에는 `감추어진 무엇`이 으레 있기 마련이다. 돈에 쪼달리는 북한이 회담을 통해 이득을 얻고나면 언제 태도를 돌변해 `먹튀`할 지 모른다. 북한과의 신뢰 프로세스는 멀고도 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