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의 대학들도 마뜩하지 못하다. 포항대 총장은 공금횡령 혐의로 이미 구속됐는데, 최근에는 선린대까지 검찰의 조사를 받는다는 소식이다. 대구지검 제2차장 검사실은 13일 선린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전일평 총장과 인산교육재단의 학교 운영에 비리가 없는지 조사중이라는 것이다. 보도에 의하면 이 대학은 영천시로 학교를 이전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해왔다. 영천에 먼저 기숙사를 짓고 학생들을 포항으로 통학시키다가 대학 건물이 완공되면 학교를 이전할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전 총장과 이사회의 의견이 갈리면서 갈등이 생겼고, 급기야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됐다. 전 총장은 기숙사 설립 관련 계약금을 선지급한 후 학교 자금으로 보상할 생각이었으나 이사회는 기숙사 설계비를 학교자금으로 지급하는데 반대하면서 조사위원까지 선정하는 등 대립각을 세웠다고 한다. 한편 선린대는 지난 3일부터 교육부 감사를 받았다. 올해 입시 관리비에 얽힌 비리는 없는지 신입생 충원율은 어떤지를 살피는 감사였다. 대학의 운명이 갈리는 교육부의 감사인 데, 그 와중에 자중지란까지 겹쳤으니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니다.
최근 대통령 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출범했는데, `우리 사회에 내재된 상처와 갈등을 치유하고 공존과 상생의 문화를 정착시키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가치를 도출하기 위한` 취지다. 조직 내부의 갈등을 치유하고 공존 상생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일을 대학사회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인데, 그렇지 못하니 실망감이 적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지역 대학들은 큰 고민을 안고 있다. 총학생회장 4명이 이미 구속되었고, 다른 대학들에도 같은 비리가 없는지 수사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총학생회 간부들이 행사 대금을 부풀려 착복하고 학생회비를 횡령하고 학생회 간부들에 지급하는 장학금을 일부 갈취하는 비리를 저질렀다. 심지어 김천지역의 한 조직폭력배는 후배를 학생회장에 당선시킨 뒤 자신은 김천대 대의원 의장을 맡아 막대한 금품을 횡령했다. 조폭과 학생회 간부들이 이렇게 `공존 상생`하는 일이 다른 대학에는 없는지 수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학교로부터 들려오는 잡음을 없애야 한다. 진리의 향기보다 비리의 악취를 더 풍기는 학교가 많다는 것은 나라의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