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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정신 글로벌화 지속가능하게 해야

등록일 2013-06-21 00:03 게재일 2013-06-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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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자 새마을운동이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었다. 새벽마다 요란하던 새마을노래가 슬슬 목소리를 죽였고, 항상 게양됐던 새마을 깃발이 슬금슬금 내려졌다. 행정조직 마다 설치됐던 새마을과가 하나 둘 사라지고,`요직`에 속하던 새마을운동중앙회가 이름만 남게 됐다. 자랑스럽게 쓰고 다니던 새마을 모자가 골방에 쳐박혔고, 급기야 새마을이란 말 자체가 `구시대의 유물`이 돼버렸다. 정권이 바뀌면 무슨 제도든 생명력을 잃기 마련이지만 새마을운동이 `잊혀진 여인`처럼 가련하게 된 것은 씁쓸했다. 그러다가 박근혜정부가 들어서자 다시 새마을운동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새 불을 지피려 하는 염량세태 또한 씁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영남대학 만은 꾸준히 새마을운동 전도사가 돼왔다. 박정희 대통령이 교주(校主)이니 당연히 그래야 하겠지만 조변석개하는 염량세태에 그만큼이라도 의리를 지켜온 것은 높이 기릴만 하다. 영남대는 1976년 새마을운동 전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역개발학과를 처음 개설하고, 새마을장학생제도를 시행했고, 1978년 새마을연구소를 설립했다. 하버드대학에 `케네디 스쿨`이 있고, 싱가포르에 `리콴유 스쿨`이 있는 것같이 영남대에는 `박정희 스쿨`이 있어서 지금 26개국에서 온 52명이 수학하고 있다. 새마을학, 공공정책리더십, 산림자원 및 생태복원 등 3개 석사과정이 개설돼 있고, 학생들은 전액 장학금에 매월 100만원의 생활비와 기숙사를 제공받는다. 또 박정희 스쿨에는 개발도상국에서 많은 공무원 학자 기업인 등 엘리뜨들이 수학여행을 온다. 올해 5월 초에는 우간다 소로티군(郡)의 오켈로 군수 등 고위공직자 12명과 기자 등 17명이 와서 견학했다.

영남대는 최근 교육부 주관 `2013년 국제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지원 대상에 선정돼 앞으로 4년간 24억원의 국고를 지원받아 국제협력사업을 펼치게 되는데, 영남대는 필리핀 현지 협력대학인 엔더런대학에 새마을학과를 개설, 새마을 전문가를 양성하고, 필리핀 농촌개발 등에 선도적 역할을 해나갈 방침이다. 이는 새마을학을 외국에 수출하는 첫 캐이스이고, 새마을운동을 국가브랜드가 되게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얼마 전에는 구미시와 영남대가 주최하고, 박정희 리더십 연구원이 주관하는 국제학술 세미나가 호텔 금오산에서 열렸다.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등에서 온 전문가들이 `새마을정신 글로벌화와 과제`를 주제로 발표와 종합토론회를 가졌다. 국내에서는 정권의 향배에 따라 새마을운동이 부침(浮沈)하지만, 국제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정신운동으로 성장해나갈 기틀이 지금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이 정신혁명 운동이 `온 세계를 잘 살게 만드는 운동`으로 발전, 정착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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