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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권리` 신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

등록일 2013-06-24 00:41 게재일 2013-06-2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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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매일 창간 23주년에 부쳐

경북매일이 23살을 먹는다.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는 혈기왕성한 청년의 나이다. 우리는 오늘 신문의 사명과 책임이 무엇인지를 되새긴다. 1837년 영국의 시인이며 역사가이며 정치가인 토마스 매콜리 경은 의회에서 기자석을 가리키며 “저기 제4부가 있다. 신문의 사명은 전제적 독재적 경향을 띠는 정권에 대한 하나의 위협이 돼야 한다”고 말한 이후 신문은 입법 행정 사법 등 3부 외에 제4부라 불리기 시작했다.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투명성을 확보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어둡고 습한 곳에 빛과 볕을 보내자는 것이었다.

미국 3대 대통령이고 헌법을 기초한 토마스 제퍼슨은 “신문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신문,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나는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고 했다. 언론은 국민과 정치 사이에 서서 소통을 담당한다. 또 행정을 감시 견제하는 기능은 의회 못지 않다. 언론은 3부를 바로 이끄는 역할까지 한다. “절대적인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악톤 경의 말처럼 언론이 감시 견제하지 않으면 부패한다. 오늘날 독재국가들이 부패로 무너지기 직전인 것도 언론이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언론에 어지간히 시달리던 제퍼슨 대통령은 “대통령에 관한 기사는 전부 엉터리다. 그런 기사를 쓴 놈들은 다 잡아 넣어야해!”하며 격분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곧 후회하며 말했다. “화가 나거든 말을 하기 전에 10까지 세어라. 그래도 화가 나거든 100까지 세어라. 그래도 화가 나거든 1000까지 세고 나서 말을 하라” 사실상 제퍼슨이 기자들에게 화를 낸 것은 언론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찬사였다. 언론이 정치와 야합하거나 돈과 손 잡았다면, 제퍼슨은 화 낼 일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언론은 결코 금권(權)과 야합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언론에 화를 내는 것은 언론에 대한 찬사지 비난이 아니었다.

맑고 정직한 신문

경북매일은 1990년 6월23일 `맑고 정직한 신문`이 되겠다는 이념을 내걸고 경북도 등록 제1호 일간지로 태어났다. 금권에 휘둘리지 않는 깨끗한 신문, 혜안과 통찰력을 가지고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국민의 복지를 증진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고, 21세기의 창조적 지식문화 언론문화 시대를 선도하는`눈 밝은 신문`, 독자의 권익을 먼저 생각하고, 지역의 목소리를 힘껏 대변하는 정직한 신문이 경북매일의 모토이다.

음식의 3요소는 맛, 색, 영양가인 것처럼 신문도 아름답게 편집하고, 신선한 기사를 많이 발굴하고, 독자의 판단력과 통찰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신문이 최고의 신문이다. 독자는 신문 속에서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거기서 미래를 예측한다. 그것은 맑고 정직한 신문만이 해낼 수 있는 능력이다. 가감 없는 기사, 정직한 해설, 정확한 논평, 그것은 금권에 흔들리지 않는 신문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다.

경북매일이 창간 당시 모습에서 환골탈태, 괄목할 발전을 보이면서 오늘날 지역여론의 중심에 서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무엇보다 신문의 외적 환경이 창간 당시의 초심을 지키기 힘겹게 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광고시장 위축이 지역신문의 광고시장을 더욱 줄어들게 만들어 지역신문의 존립 기반을 위협하고 있다. 새로 등장한 종합편성채널 역시 영세한 지역 신문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이런 외풍과 척박한 환경속에서도 경북매일은 구성원들의 단합된 힘과 결의로 더 강건해졌다. 경북매일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13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로 확정됐다. 경북지역 일간지로는 유일하다. 경북매일은 지난 12월 한국ABC협회(회장 김영일)가 발표한 2011년도 발행부수와 유료부수 공개에서도 68개 지역일간지 중 경북에서 1위(대구 경북에서 3위)를 차지했다. 올해 초에는 지난 23년간의 동빈로시대를 접고, 포항 원도심에 위치한 중앙로 사옥으로 이전,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소통의 언론될 것

경북매일은 지역신문으로서 지역민의 뜻을 읽는 데 힘을 쏟아왔다. 원자력발전소나 방사성폐기물처분장, 포항 화력발전소, 4대강 사업과 동남권 신공항,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 유치 문제 등에서 지역민의 뜻을 정확히 읽어 정부정책에 반영시키기 위해 뛰어왔다. 총선과 지방선거에서는 지역민심을 정확히 읽어 지역 민의를 선거에 반영했다. 더 나아가 경북매일은 여론을 선도하는 데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원전건설을 둘러싸고 빚어지는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해결해야 하는지, 또 상호 보완해야 할 부분과 협력사항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전문가 및 지역민들과 함께 고뇌하며 토론하는 `원자력사업 사회적 수용성 확보를 위한 컨퍼런스`를 성황리에 마쳤을 뿐 아니라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칠곡보 생태공원 호국의 길에서 `경북정체성찾기 범도민 걷기대회`를 주최, 경북의 정체성인 화랑·선비·호국·새마을정신 을 고취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최근 말썽이 되고 있는 노무현 정권시대의 대북관계나, 최근의 원전 비리사태를 지켜보며 우리 언론들이 정부나 공기관들의 행태를 좀 더 강력히 비판하고 지적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1970년대에 정보공개법이 제정되어서 정치 행정의 투명성을 담보했지만 우리나라는 1998년에야 제정되었고, 그 시행도 소극적이어서 국민의 정보공개 요청에 겨우 10% 남짓만 공개되는 게 현실이다. 우리 경북매일신문은 앞으로 국민의 알 권리를 확실히 보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특히 대구·경북지역민의 목소리에 좀더 귀 기울이고 그 소리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소통의 언론이 될 것임을 다시 한 번 엄숙히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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