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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경주-울산이 한 동네 되는 꿈

등록일 2013-06-27 00:09 게재일 2013-06-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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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부 시절에 `통합시`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해관계 등 문제점이 너무 많아서 실적은 미미했고 차츰 흐지부지 되었다. 2,3개의 지역이 뭉쳐서 하나의 행정구역이 되면 정부에서 상당한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약속을 했었지만 반대론도 만만치 않았다. 통합시가 되면 인건비 등 많은 부분에서 효율적이고 교통로 등 사업 수행에 잇점이 많은 것은 분명하지만 공무원들의 `자리`가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실업률을 줄이는 방편이 공무원 일자리 확충인데 그것이 줄어든다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았다.

통합이 되지는 않았지만 그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이 교통망 확충이다. 포항과 울산은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한 동네 전략`을 실현하고 있다. 포항-경주-울산간 고속도로(고속국도 제65호)가 지난 2009년 6월 착공돼 만 5년의 공사 끝에 내년 12월 완공된다. 현재 공정률 61%를 보이면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과거 경부 KTX 천성산 터널 공사때의 악몽이 상기되는 일이다. 그 때는 공사가 순조롭지 못했다. 한 여승이 단식투쟁을 하는 바람에 공사기간이 마냥 늦어졌다. 이른바 `도롱뇽 소송`이 벌어져 장시간 공사가 중단되고 막대한 손실을 보게된 것이다. 그 때의 악몽을 교훈 삼았음인지 지금은 매우 `순조롭게`진행돼 천만 다행이다.

그동안 포항에서 울산까지 가려면 1시간30분 걸리는 길도 있고 50분이 걸리는 코스도 있었지만 이번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불과 30분 만에 주파된다. 실로 이웃 가듯 양 도시 간을 내왕할 수 있는 것이다. 울산은 조선과 자동차로 철판이 많이 필요한 공업지구이고, 포항은 그 철판을 생산 공급하는 제철의 도시다. 두 공업도시 사이에 경주라는 고도(古都)가 보석처럼 끼어 있다. 이것은 `경제와 문화`가 어우러진 매우 아름다운 조합이다. 통합도시가 거론될 시절에 이 3도시의 통합시 명칭을 `신라시`로 하자는 의견이 나와 호응을 얻기도 했다. 그런데 `30분 거리`로 좁아지고 보니 자연스럽게 `신라특별시`가 된 모습이다.

포항-울산 고속도로는 불국사 석굴암이 있는 토함산 기슭을 지나가는 관광도로라는 점이 자랑거리다. 바다와 산을 고루 감상하며 달리는 것이다. 이 도로는 이명박정부의 공약사업이었고`형님예산`이라는 비난까지 감수하며 추진됐던`사연 깊은`도로이다. 이 길에는 많은 터널이 있지만 도롱뇽소송 같은 사고는 없었고, 예산 배정도 무난했다. 다만 남은 40% 공사에 드는 예산 4천500억원을 박근혜정부가 잘 처리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포항과 울산의 국가산업단지 물류에 차질이 없어야 하겠다. 이 `물류와 관광`을 겸한 명품도로가 제때 완공될 수 있도록 새 정부가 애정을 기울여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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