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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성과 진정성의 만남, 아름다웠다

등록일 2013-07-01 00:08 게재일 2013-07-0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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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이 마무리됐다. 떠나는 날 대통령 전용기 트랩을 혼자 오르는 대통령의 뒷모습은 무척 안쓰러웠다. 저 작은 어깨에 막중 외교의 무거운 짐이 얹혀 있었기 때문이다. 부디 정상외교를 잘 수행하고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했던 국민의 염원대로 대통령은 한 아름 가득한 성과까지 얻었다. 우리 대통령은 너무나 의젓하고, 너무나 당당했다. 마음속으로 아낌 없는 박수갈채를 보내는 국민이 많았다. 역대 많은 국가원수들이 정상회담을 했지만 이번 박 대통령의 미국과 중국 방문만큼 비상한 관심을 끈 국빈방문도 없을 것이다.

중국은 박 대통령에 특별한 예우를 했다. 다른 국가원수에게는 없었던 대우였다. 시진핑 주석 내외는 전례에 없던 오찬을 베풀어 `오랜 친구`에 대한 우정을 표시했다. 행정부의 리건창 총리와 입법부의 수장인 장더장 상무위원장 등 빅3와 회동한 것도 이례적이었다. 중국은 박정희 대통령의 새마을운동을 배워 오늘날 G2의 반열에 오른 고도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 새마을 자료를 아낌 없이 보내주고, 시진핑 당시 저장성 당서기와 서울에서 장시간 회담했던 당시 야당의 대표였던 박정희의 딸을 `라오 펑유`라 부르며 각별히 대우한 것은 그때의 고마움에 대한 보답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번 한 약속은 결코 저버리지 않는` 표본적 원칙주의자이고, 시진핑 국가주석의 얼굴은 `진정성만 가득 담긴` 인상이다. 진정성과 신뢰성의 표본인 두 정상들이 만난 것이다. 미소 띤 둘의 얼굴 표정만 봐도 두 나라 사이에는 아무 걸림돌 없이 만사가 형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했다. 진정성과 신뢰성이 `배고픈`지금이다. 남북관계가 그렇고, 국내적으로는 여야 관계가 그렇다. 상대방을 흠집 잡고 헐뜯을 방법만을 골똘히 생각하는 사람들이 정계에 버글거리며 `질흙밭 개싸움`을 벌이는 지금, 진정성과 신뢰성의 표본들이 만나는 모습은 그 자체가 감동이었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중국은 우리에게 수퍼갑(甲)이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대등한 급(級)으로 예우받았다. 중국보다 먼저 경제부흥을 이룬 강소국(强小國)의 위신을 대통령은 확고히 세운 것이다. 중국의 MIT라 불리는 최고 이공계 명문이고 시진핑 주석의 모교인 청화대학교에서의 강연은 중국대륙 전역을 박수의 물결로 뒤덮었다. 정치인의 필독서인 `정관정요`, `채근담`, `명심보감` 등 중국고전을 읽으며, 고난의 세월을 이겨냈다는 말이나, `관자`의 명언을 중국어로 인용할 때 학생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1992년 한·중 국교가 수립될 때 북한은 공황상태에 빠졌었는데, 이번 정상회담은 그보다 더 매서운 충격이었을 것이다. 국제깡패 같은 탕자를 멀리하고 `믿음의 친구`와 어깨동무하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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