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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속 시원하게 한 검찰

등록일 2013-08-20 00:47 게재일 2013-08-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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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속에서도 국민들의 입에서 “시원스럽다”란 말이 나온다. 사회정의의 최후보루라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검찰을 보고 국민들은 “시원하다!”고 말한다. 원전비리를 파헤치는 모습이 시원스럽고, 전두환 추징금 미납사건을 수사하는 단호한 모습이 속 시원하고, 국가기록원에 있어야 할 정상회담 기록물이 실종된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의 움직임이 시원시원하다.

당초 제어케이블 시험성적 위조 사건에서 촉발된 원전비리 사건은 현재 MB정권 실세에까지 닿는 정·관계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국민들은 당시 “잘 하면 부장급 정도까지 사법처리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원전 최고위급을 거쳐 전 정권 실세에까지 `로비의 선`이 올라가는 정황을 포착했다. 이같은 비리는 오랜 세월 누적된 `관행처럼` 굳어졌지만 전 정권들은 손을 대지 못했다. 검찰은 정황을 파악하고 있었지만 `보이지 않는 손`이 가로막았다. 그랬던 것이 이번에 거침 없이 검찰이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미납사건은 `떡고물`몇개씩 주우면서 시효연장이나 해가던 구차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수사의 총지휘탑이 인사조치를 당해 지방으로 좌천되는 일도 있었다. 그래서 수십년 동안 이 사건은 유야무야 넘어가면서 국민들의 마음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지금 탈세 혐의를 포착하는데까지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전두환 비자금이 흘러들어간 정황과 그것이 어떻게 부동산 매입에 쓰여졌으며, 그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로 탈세한 혐의가 드러나고 있으며, 재산 관리인인 이창석씨(전두환의 처남)를 중심으로 수사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이 `총체적 비리`로 번져나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같은 엄청난 비리가 그 오랜 세월 묻혀져 왔다는 것이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원전비리보다 더 광범위한 부정부패가 개입돼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검찰의 삼엄한 수사행보에 겁을 먹은 전씨쪽은 비로소 위기를 실감하고, `은밀한 거래`를 시도했다고 하나 검찰은 `절대 불가`입장을 고수하고, 1천672억원의 미납 추징금 전액 환수까지 갈 것이며, 범죄에 대해서는 가차 없는 사법처리를 할 것이라고 했다. 진정한 검찰의 모습을 유감 없이 보여주는 일이다.

시원스러운 모습과 함께 `따뜻한 모습`도 보여준다. 대구지검 경주지청 천헌주 검사가 앞장서고, 김주원 지청장과 부장검사 등 7명이 손을 모아 수감자의 외아들(고교 2년)의 낡고 험한 집을 수리해주고, 그 아들이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매월 30만원씩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김 지청장은 세탁기를 기증하고, 경주 범죄예방위원회(회장 백수근)와 한마음봉사단(단장 김정석)도 힘을 보탰다. 이런 모습들이 올 여름의 그 지독한 폭염을 누그려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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