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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마음이 모아져야 한다

등록일 2013-08-22 00:24 게재일 2013-08-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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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AP포럼(Advance Pohang Forum) 멤버 13명이 미국 시애틀과 피츠버그를 돌아보고 왔다. 이 도시들이 그동안 겪어왔던 융성, 쇠퇴, 침체, 부활 등의 과정을 살펴 포항이 당면할 문제점을 미리 예측하고, 대책을 강구하려는 목적이었다. 멤버들은 학계, 교육계, 실업계, 민간단체 등에서 대표적 역할을 하는 인물들이어서 나름의 안목과 식견을 가졌기 때문에 각자 `보는 눈`이 남달랐다. 포항은 지난 40여년간 포스코를 중심으로 포스텍, RIST, 테크노파크, 방사광가속기 등 첨단연구시설을 갖추고 대전 대덕단지와 비견할만한 능력을 자랑해왔다.

그러나 “변화하지 않으면 몰락한다”는 급변의 시대에 포항도 예외일 수 없다. 철강산업 일변도에서 신속히 벗어나 변화를 모색하고, 산업다변화로 가야 한다는 것이 포항이 당면한 과제라는 점에서 이론(異論)이 있을 수 없다. 그 산업다변화를 어떻게 모색할 것인가? 선진국 도시들의 경험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을 탐색하기 위해 13명의 각계각층 대표적 인사들이 이번에 적지 않은 비용을 써가면서 미국을 다녀온 것이다. 그리고 그 성과를 보고서에 자세히 적었다. 이것이 앞으로 포항이 나아갈 방향을 잘 제시한 지표가 되리라 믿는다.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하라. 그리고 다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그러면 처음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해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란 명언을 남겼다. 이 말은 도시 뒷골목에서 굶주리며 범죄에 빠져드는 청소년들을 구제했던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 것이다. 처음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어서 시작했고, 하다 보니 `할 수 있는 일`이 되었고, 나중에 보니`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하고 있었다는 말이다.`포항의 미래`도 그런 단호한 결의,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심정으로 착수한다면 못 이룰 일은 없을 것이라는 뜻이 내포돼 있다.

무슨 일이든`마음 바탕`이 중요하다. 작은 집을 짓는 데도 주춧돌부터 놓아야 하는 이치와 같다. 마음이 우선`하나`가 되어야 한다. 신라(新羅)의 화백제도는 `단 한 사람이라도 마지막까지 설득해서 친구로 만드는 정신`에서 출발했고, 그것이 삼국통일의 정신적 주춧돌이 되었다. 찬·반 갈라세우기, 우군·적군 편가르기, 토백이·외지인 차별하기, 엘리트·무지랭이 구별하기, 내 동네 사람·남의 동네 사람 나누기 등등 편 갈라 반목하는 구도속에서는 어떤 좋은 계획도 성공하기 어렵다. 선거가 이같은 편가르기를 부추기는 측면도 있고, 중소도시일수록 `담장 치기`가 심하다.`마음을 하나로 모으기`만 성공하면 이웃 도시들은 절로 손을 내밀 것이다. 협력 없이 되는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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