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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민주당과 지금의 민주당

등록일 2013-08-26 00:22 게재일 2013-08-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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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3월15일의 제4대 정·부통령 선거는 부정선거의 표본이었다. 당시 자유당은 12년 장기 집권으로 부정부패는 극심해 국민은 등을 돌렸고, 신익희 조병옥 등이 있는 민주당은 국민의 희망이었다. 그러나 그 분들은 이상하게도 선거를 앞두고 서거했다. 조병옥 후보는 이승만 대통령과 맞붙고 장면 박사는 이기붕과 맞붙는 구도였는데, 조 박사는 선거를 1개월 여 앞 두고 세상을 버려 이승만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됐다.

문제는 부통령이었다. 장면 현 부통령이 이기붕을 압도하는 분위기였는데, 당시 이승만은 85세의 나이에 치매기를 보였고, 유고시 부통령이 대권을 승계하게 되면 정권이 민주당에 넘어가게 된다. 자유당으로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 이에 이기붕을 부통령에 당선시키기 위한 부정선거가 기획됐다. 당시 지방행정과 경찰력을 장악하고 있던 내무부 최인규 장관 주재하에 `부정선거 계획서`가 만들어졌다.

행정공무원과 경찰관이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했다.`자유당`이라 쓴 완장을 두르고 선거를 독려했다. 유권자들은 3인조 5인조로 모여서 투표장에 갔으며, 기표장 뒷편에 구멍을 내 이른바 `내통식 기표장`을 만들었다. 금권 관권 깡패가 난무했고, 막걸리 공장과 고무신 공장이 철야 작업을 했다. 돈이 얼마나 풀렸는지 `선거 인플레이션`이란 용어까지 생겼다. 야당은 선거운동을 제대로 못했다. 깡패들이 각목을 들고 와 유세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야당에게는 유세장이 허가되지도 않았다. 야당 선거운동원들은 깡패에 맞아 다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개표때는 부정선거의 전형을 보여줬다. 장면 후보의 표에 인주를 발라 무효표로 만드는`피아노 표`, 개표 도중 정전을 시켜 기표용지를 바꿔치는`올빼미 표`, 투표함을 아예 바꿔치기 하는 몰표도 있었다. 투표때 야당 참관인을 막걸리집에 데려가 술에 수면제를 타 먹이고 여당 참관인 일색으로 만들어놓고, 기표용지를 마음대로 바꿔쳤다.`40% 사전 투표`란 것도 있었고, 득표수를 조작하기도 했다. 이미 죽은 사람이 투표를 하는 `유령투표`, 기권을 강요한 후의 대리 투표, 무더기 몰표 투입 등으로 어떤 지역에서는 유권자 수보다 투표인 수가 많아“너무 심했다”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이승만 88.0%, 이기붕 79%로 발표됐다. 그러나 4·19혁명으로 자유당은 비참한 말로를 보이며 세상에서 사라졌다.

국정원 국정조사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22일 청와대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3·15 부정선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란 충고를 했다. 막말 독설 시리즈를 이어가다가 결국 3·15 부정선거까지 나왔다. 분명 금도(禁度)를 넘었다. 국민의 희망이었던 옛 민주당에 비해 달라도 너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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