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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축제, 대폭 정비해야 한다

등록일 2013-08-28 00:21 게재일 2013-08-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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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지방자치시대가 개막되면서 지역 축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역 마다의 특색을 살리고 지역 특산물과 문화자원을 소재로 축제를 벌여 지역 발전을 도모하려 했으며, 성공적인 지역축제를 선별해서 국가적 관광사업으로 발전시키기도 했다. 바로`정부지정축제`였다. 여기에는 외국의 성공사례가 많이 참고되었는데, 가령 스페인 바렌시아 지방의 토마토축제, 독일 뮌헨의 맥주축제, 핀란드의 눈썰매 축제 등이다. 이 축제들은 그냥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가하는 체험축제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함평 나비축제, 강원도 화천의 겨울 축제인 `산천어 낚시축제`, 보령의 머드축제, 영주의 풍기인삼축제, 높은 산이 있는 지역의 산나물축제, 동해안 지역의 과메기·물회축제, 해미읍성의 옥중체험이나 곤장맞아보기 체험, 청정지역의 반딧불이 등 곤충축제 등이 있다. 축제는 보통 `탄생-성장-성장통-장기간의 단련-안정적 정착`이라는 단계를 거쳐 자리잡는데, 우리나라 축제들은 아직 그 단계까지 간 것이 그리 많지 않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여는 축제는 모두 1천400여건에 달하지만 그 중에서 성공적이라 할만한 것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지역 축제는 `잘 되면 충신이고, 못 되면 역적`이다. 지역 재정에 보탬이 되고, 지역을 널리 알리고, 지역민들의 자부심과 단결력을 향상시키고, 지역의 품위와 위상을 드높이는 효자 구실을 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예산낭비, 단체장 실적 홍보와 얼굴 알리기, 기득권자들 만의 잔치, 지역민 자체가 외면하는 `속빈 강정`, 이벤트사와 가수 등 연예인들만의 축제, 기획·진행능력 부족으로 인한 획일적인 행사, 주먹구구식 회계와 집행상의 부정 등등 문제점이 너무나 많다.

우리나라는 지금 `축제공화국`이라 할만하고“어중이떠중이 모두 축제한다고 나서는 지방예산 낭비의 원흉”이란 심한 비난까지 듣는다. 재정자립도는 낮은데 예산낭비적 축제나 열고 있으니 개선책을 내야 한다는 소리가 전부터 있어왔는데, 최근에 안전행정부가 `원가회계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주먹구구 회계에 의한 예산낭비를 더 이상 두고볼 수 없다고 여긴 것이다. 올해는 행사·축제 참가자 인건비, 행사운영비(유명 연예인 초청비용, 언론홍보 및 광고료, 행사시설비, 임차비) 등 7개 항목을 공개하고, 내년부터는 비용을 보다 세분화해서 17개 항목을 공개토록 할 예정이다.

지방축제가 개선해야 할 점은 많지만, 그 중에서 예산낭비적 요소부터 정리를 하겠다는 뜻이다. 복지예산 확보를 위해`예산 결산의 합리화`가 우선 정립돼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산을 제대로 못한 축제는 퇴출될 수 밖에 없고, 희망 없는 축제도 접어야 한다. 그리고 허위 수치 공개에 대한 처벌도 삼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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