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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에 고개 숙인 경찰

이창훈기자
등록일 2013-09-17 02:01 게재일 2013-09-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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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살 여대생 유족에<Br>“수사상 문제 있었다” 사과

15년 전 대구 구마 고속도로 인근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한 후 숨진 정모(당시 18세·대학 1년)양 사건을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했던 경찰이 16일 유족들을 만나 사과했다.

이달 초 발표된 검찰조사 결과 당시 정양 사건을 다뤘던 경찰이 초동수사 및 현장수사 등에서 허술했던 점이 밝혀지자 뒤늦게 만남을 요청해 사죄의 뜻을 전한 것.

이날 오후 1시 50분께 김봉식 대구달서경찰서장 등 경찰 관계자 5명은 대구 중구의 한 찻집에서 정양 아버지 정현조(66)씨 등 유가족 5명과 만나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

김 서장은 “이 사건에 관여하진 않았지만 수사기록을 살펴보니 초동수사 등 몇몇 부분에서 문제점을 발견했다”며 “경찰이 잘못한 부분으로 유족에게 상처를 줬으면 사과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양은 지난 1998년 10월 17일 새벽 5시30분께 구마고속도로 중앙분리대에서 주행하던 23t 덤프트럭에 치여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단순 교통사고로 종결지었지만, 아버지 정씨 등이 10여년 간 진실규명에 매달린 끝에 검찰에 의해 재수사가 시작됐다.

그 결과 숨진 정양은 외국인 3명에게 집단성폭행을 당한 직후 급히 피신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지난 5일 검찰은 숨진 정양을 끌고가 성폭행한 혐의(특수강도강간)로 스리랑카인 K(46)씨를 구속기소하고 스리랑카에 머무는 공범 2명을 기소중지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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