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루호 생존 선원 리홍핑씨
지난 15일 오후 포항 영일만항에서 발생한 파나마 국적 화물선 침몰사고 생존자 선원 리홍핑(46)씨는 포항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외견상으로 크게 다친 듯한 부분은 없는 듯했으나 사고 당시 살아남기 위해 사력을 다한터라 체력이 고갈된 모습이었다.
그는 “갑자기 배가 흔들려 갑판 쪽으로 나와보니 한쪽으로 기울고 있었다”며 “배가 침몰할 것 같아 높은 지점 근처에서 동료들과 팔짱을 끼고 서로의 몸에 의지해 구조대가 오기를 기다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위급한 상황 속에서도 선원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온 힘을 다해 배를 빠져나오려 노력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선원들 가운데 일부가 먼저 구명보트를 타고 탈출을 시도했지만 강한 바람과 파도로 인해 여의치 않았다고 했다.
배에 남아있던 선원들은 차라리 구조대를 기다리는 편이 나을 것이라 판단했고, 체온이 최대한 떨어지지 않도록 서로의 몸에 의지하면서 10여시간 동안 기다린 끝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리홍핑씨는 “왜 이런 일이 하필이면 우리 배에서 발생했는지 모르겠다”며 “먼저 떠난 동료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거친 파도와 기상악화에도 우리를 구출하기 위해 노력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더 이상은 그 순간의 기억을 되살리고 싶지 않다. 쉬고 싶다”고 말한 뒤 말을 잇지 못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