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교육부 4급 이상 고위 공무원 37명이 퇴직 후 대학 등 업무와 관련 있는 기관에 재취업했다. 그 중 절반 가량은 교수직을 받았는데, 대학 총장으로 간 공무원이 3명, 사립대학 교수로 간 사람이 12명, 국립대학에 2명, 지방 국립대학병원 감사직에 2명이 진출했고, 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 사립학교 교직원연금공단 이사장, 장학재단 이사, 한국연구재단 사무총장에 재취업했다.
교육부와 피규제 기관인 대학 간의 이같은 커넥션은 오랜 관행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부실대학일 수록 교육부 퇴직 공무원들을 더 적극적으로 영입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의`규제본능`은 이미 세계적으로 소문난 바 있다. 규제 자체가 권력행사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공무원이 되기 위해 젊음을 담보잡히고 교과서와 씨름하는 것도 그 권력을 잡기 위해서이다. 교육부가 대학에 행사할 수 있는 권력(규제)도 막강하다. 부정·비리가 있는 대학에 지원을 중단·삭감하고, 행정처벌을 할 수 있고, 예산으로 지원되는 연구 프로젝트 발주도 가능하다. 한 대학 교수는 “대학들이 교육부 출신을 영입해 `보험`을 들어놓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이들이 바로 `로비창구`가 되어서 대학의 부실을 호도하고, 문제가 생겼을때 무마하는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방대학에 취업했다가 사표를 낸 한 전직 교육관료는 “대정부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방패막이로 이용당했다”고 피력한 바 있다. 현직 교육 공무원들의 입장에서도 `선배들`이 부실대학으로 몰려가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다. 부실을 규제하고 재정을 공정하게 배분하는 역할을 하는 교육부로서 `로비스트 선배` 때문에 이 업무가 왜곡되니, 공정한 업무수행에 퇴직 관료는 걸림돌이 된다.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재취업 심사 대상에 교육부 관료도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부실대학일수록 생존 차원에서 교육부 퇴직 관료를 더 필요로 하는 현실에서 그`재취업의 길`을 활짝 열어놓을 수 없다는 논리는 지극히 타당하다. 법의 맹점을 바로 고쳐 부실대학이 발 붙이지 못하는 교육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부실 대학이 너무 많이 생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