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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의 유럽 `감성외교`

등록일 2013-11-08 02:01 게재일 2013-11-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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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프랑스 공식방문과 영국 국빈방문은 대통령 개인적으로도 감회가 깊은 감성외교라 할만하다. 20대시절 프랑스 유학 중 어머니를 잃고 급히 귀국해 상주(喪主) 노릇을 했으며 잇따라 퍼스트레이디 구실도 해야 했으니 프랑스 유학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 `유학생`이 `대통령`이 돼 프랑스를 방문했으니 그 감회가 어떠했겠으며 눈물 뿌리며 떠났던 프랑스를 국가 지도자가 돼 다시 온 감회가 어떠했겠는가.

프랑스 사람들은 모국어에 대한 자부심이 유별나다. “딸을 시집 보낼때 혼수는 안 해줘도 프랑스어 문법만은 완벽하게 가르쳐 보내라”는 금언이 있을 정도다. 박 대통령은 프랑스어로 연설을 했고 이에 감동받은 청중들은 기립박수로 답했다. 박 대통령은 미국 상하 의원 합동 연설에서도 기립박수를 받았고 중국에서도 연설의 상당 부분을 중국어로 말해 깊은 감동을 이끌어냈다. 대통령의 중국어 실력과 인문학적 소양이 중국인의 심금을 울린 것이었다. 그 감성외교는 프랑스에도 이어졌다.

영국 국빈방문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영국은 6·25때 두번째로 많은 병력을 보내주었고, 올해 한·영 수교 130주년이 된다. 영국은 대선 이틀 뒤에 박 대통령 국빈 초청의사를 전해왔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동북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 것을 매우 기뻐하며 서둘러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박 대통령과 영국은 무언가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것이 있었다. 박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하기 전 야인시절에 영국 정부는 그녀를 초청했는데, 2000년대에는 아시아에서도 여성 지도자가 나올 것이라 예상하고 영국정부는 그 후보군에 박 대통령을 포함시켰다. 박 대통령은 국회의원이 된 후 두 차례 더 영국을 방문했는데 영국의 민주주의 발전과 국가 부흥에 대해 특별히 공부를 했던 것이다.

박 대통령은 평소 “엘리자베스 1세 여왕과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나의 롤모델”이라고 했다. 2007년 대선 후보 경선때 “영국의 대처 총리가 영국병을 치유해냈듯이 제가 대한민국의 중병을 고쳐놓겠다”고 했다. 좌파정권 10년동안 만들어진 친북·종북을 처리하는 솜씨가 그 것인 듯하다. 박 대통령은 또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을 롤모델이라 했다. 어머니인 앤 왕비가 간통죄 누명을 쓰고 처형된 후 엘리자베스 1세는 온갖 음모에 시달리며 런던탑에 유폐되는 고초를 겪었지만 여왕에 등극하자, 파산 직전의 영국을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으로 만들었다. 박 대통령 자신도 부모를 비명에 잃는 아픔을 겪으며 실력을 쌓았다.

박 대통령의 이번 유럽 정상외교는 `마음의 거리`를 앞당겨 놓은 감성외교였다. 그 것은 어떤 세일즈외교보다 효과가 클 것이다. 국내의 지겨운 정쟁에 상한 마음이 위로를 받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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