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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낙비 피하기` 국감 안된다

등록일 2013-11-11 02:01 게재일 2013-11-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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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에 고질병 두 가지가 있다. 그저 한 순간만 모면하겠다는 소낙비 피하기, 야당은 공격조 여당은 방어조로 나아가는 편가르기가 그 것이다. 국감장이 국회의원 연설장 처럼 되기도 한다. 질문만 장황하게 하고 답변은 대충 듣는 `질문을 위한 질문`이다. 국감스타가 돼 보겠다는 욕심으로 오버하는 의원도 있는데 그런꼴 보기 싫다면서 국정감사 보도를 아예 외면하는 국민도 있다.

그러나 국정감사를 제대로 치러내는 의원도 있다.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은 국토부와 주요 산하 기관들이 제출한`국정감사 결과 시정 및 처리요구사항에 대한 처리결과보고서`를 분석,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국정감사에서 3회 이상 반복 지적된 사항이 총 47건이나 됐고, 특히 공기업의 누적적자 해결대책과 최소운영보장 민자사업 운영권의 국가회수 통합방안,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자족기능 확보대책 등은 5년간 계속 지적됐음을 밝혀냈다.

강 의원은 “해마다 국정감사에서 같은 지적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개선중` `검토중`이라는 말로 어물쩡 넘어가려는 피감기관들의 태도 때문에 국정감사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며 “피감기관들은 지적사항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진정성 있는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상시국감 등 현 국정감사 제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개선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강 의원은 “국정감사는 정쟁보다 정책을 이야기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향후 국감에서는 지적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지적된 사항이 잘 지켜지는지를 살펴보겠다”고 했다.

`지적`이나 하고 `시정하겠다. 개선하겠다`는 대답이나 듣고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어물쩡 넘어가버리는 국정감사라면 하나마나다. 더욱이 촌각이 아까운 기업인들을 불러다가 종일 기다리게 해놓고는 3초 답변을 듣거나, 질문 한 마디 하지 않고 돌려보내는 `기업인 불러 길들이기`같은 것은 백해무익이다. `국회의원 끗발`이나 과시하는 국감이라면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

강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단연 국감스타로 떠올랐다. 4대강 문제, 취득세 등 현안이 많았음에도 그는 야당과 원활한 조율을 통해 국토교통위 의원들로부터 “여야 편향적 자세 없이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경색된 여야 관계를 풀 수 있는 적임자”란 평가를 받았다. 여당이라 해서 정부를 편들지 않고 따질 것은 엄격히 따지는 자세를 보였던 것이다. “특정 지역을 매도하거나 옹호하는 발언도 삼가하라”고 간사로서 당부하며 여당 간사지만 피감기관을 야당보다 더 호되게 질책했던 것이다. 특히 반복 지적을 받고도 개선되지 않는 사항에 대해서는 엄격히 각성을 촉구했다. 강 의원은 국감의 옳은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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