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중국어선의 움직임 심상찮다

등록일 2013-11-20 02:01 게재일 2013-11-20 19면
스크랩버튼
동해구 중형 트롤어선들의 선체 불법개조에 대해 법원이 철퇴를 내리면서 어자원 보호에 한 걸음 다가가게 됐다. 포항시가 불법 개조 트롤어선에 대해 어업정지 30일 처분을 내리자 트롤측은 이에 불복, 대구지법에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포항시의 손을 들어주었다. 또 시는 불법 선미 개조 트롤선 19척에 대해 원상회복 조치를 취했다. 트롤어선의 선미식은 조업강도가 현측식보다 수십배 높다. 이들은 또 채낚기어선과 불법 공조로 오징어를 싹쓸이 해왔다.

이번 조치로 어자원 고갈을 면하나 했더니, 다른 복병(伏兵)을 만났다. 북한 수역에서 조업중이던 중국 어선들이 남하하면서 기상악화로 울릉도 연안에 피항하는 수가 날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들이 단순히 피항만 하는 것이 아니고, 몰래 오징어를 잡고 있으며, 야간에 해양쓰레기를 투기하고, 심층수 취수관 등 해상구조물의 파손까지 우려된다. 오징어는 회유하는 어종이라 중간에서 중국어선들이 불법조업을 하면 울릉도 어선이 입는 피해는 막대하다.

기상악화를 피해 정박하는 중국어선이 지난해에는 10척이 못됐으나, 올해 10월 태풍 위파때는 40척으로 늘어났고, 11월에 내린 기상특보때는 무려 100척이 넘었다. 이같은 현상은 동해안에서의 `한·중 어선간의 마찰`을 불러올 수 있다. 지금 서해에서 꽃게잡이 한·중어선 간의 마찰 분쟁이 심각한 수준인데, 동해에 중국어선이 이렇게 늘어나면 오징어잡이 어선들간 `전쟁`도 배제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중국 어선의 크기가 `중국어선 중 가장 작은 배가 울릉도의 가장 큰 어선보다 2~3배 크다`는 점이다. 또 우리 어선은 낚시를 이용해 오징어를 잡지만 중국 어선들은 그물로 쓸어담는다.

동해 해경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울릉도 및 동해상에서 폭풍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울릉도 저동항과 사동 신항의 외항에 피항한 중국 어선은 217척이라 한다. 북한 수역 조업 어선중 남하하는 배들인데, 이들이 가만히 피항만 하고 있을 리는 만무하다. 하루 1천만원 가량의 수입을 올리는 중국 어선들이 그냥 지나칠 리 없어 분명 조업을 하고 있고, 이로 인해 울릉도 오징어 어획량이 크게 떨어질 것은 분명하다.

또 이들 중국어선들은 피항 중 폐그물 등 해양쓰레기를 밤중에 몰래 투기하고, 기름 섞인 오폐수를 배출하고, 닻 투하로 인해 심층수 취수관 파손 등의 우려가 높다. 중국어선 수백척이 밤중에 불을 밝히고 있으면 울릉도민들이 불안감을 느낄 것이고, 혹시 감시가 허술한 구역에서 불법 상륙 혹은 밀입국 등이 자행될 수도 있다. 울릉도 군청, 해경, 해양수산부, 울릉경찰서, 울릉경비대 등이 총동원돼 감시 검문검색 중인데, 서해 같은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층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공봉학의 인문학 이야기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