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의회 성목용 의원은 `자체반성에 관한 자료`를 요구했다. 그는 기관운영 업무추진비 의장단 활동비 사용 내역을 보자고 한 것이다. 고령군의회의 2013년도 기관운영 업무추진비는 3천908만원이고, 그 중 의장은 2천520만원, 부의장은 1천260만원을 쓴다. 지방의회 의원이 의장단의 활동비 사용 내역을 점검하겠다고 한 것도 드문 일이다. 그것은 국민혈세를 합리적으로 합당한 용도에 썼는지 `자체점검`을 해보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의장단 업무추진비 대부분이 휴일에 식대로 쓰여졌음이 밝혀지면서 “의장단이 군민혈세로 밥 먹고 술 먹는 것이 합당한가”라는 반성의 계기가 됐다. 성 의원에게 자료를 제출한 날 군수, 집행부 간부들, 군의회 의장 이하 7명의 의원 전원이 시내 식당에서 오찬모임을 가졌는데 “의장단의 업무추진비 문제가 정례회에서 거론되어 물의가 빚어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무마모임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사게 됐다.
기초의회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반면, 경북도의회는 체통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복 질의는 고질적이고, 동료와 `정책 토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함이 오가는 `감정적 설전`을 벌이며 회의를 소란스럽게 한 일 등은 위상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다. 한 해를 마지막 보내는 정례회라면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반성할 것은 없는지, 발전방안을 찾아볼 여지는 없는지 살피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그런데 21일의 일반 및 특별회계 예산안 제안설명때는 16명이, 22일에는 20여명이 자리를 비웠다. 이는 63명 도의원 중 30%에 해당한다.
중복질의는 사전에 조율을 하지 못한 운영위의 불찰이다. 심도 있는 도정연구를 통해 다양한 이슈를 찾아내지 못하고, 도청이전, 철도문제 등에 3명이 중복질의를 했는데, 당장 부각된 것들만으로 때우려 한 것이다. 또 집행부 간부들이 본회의에 불참하면 강하게 질타하던 도의원들이 자신들의 불성실한 태도에는 눈을 감는다. 도의회도 국회를 닮아가는 것인가. 특권의식이라도 가진 것인가. 또 김명호 의원(안동)과 강영석 의원(상주)은 철도문제를 두고 고성이 오갔다. TV카메라가 돌아가면 `튀어보려는 의원`이 어디든 있다. 그러나 그런 유치한 행동보다는 체통을 지키는 편이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