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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영일만항 도약의 기회

등록일 2013-11-29 02:01 게재일 2013-11-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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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주력산업인 철강이 계속적인 경기하락세를 보이면서 침체가 너무 장기화되고 있다. 포항경제를 심각하게 걱정해야 할 사안이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의 경영실적은 해마다 하락하고 있다. 포스코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6.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47.1%나 떨어졌다.

그러나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보인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과 정상 간에 체결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그것이다. 동해안을 따라 올라가는 철도가 나진 선봉을 거쳐 러시아의 하산까지 이어지는 철도프로젝트가 시행되고 있으니 포항 영일만항의 역할도 기대된다. 신생 영일만항은 역사 깊은 부산항의 상대가 될 수 없고, 속초항은 러시아 물류교역을 선점하고 있으니 영일만항은 중간에 끼어 간신히 숨을 쉬고 있다. 그러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영일만항이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됐다.

포항시는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북극항로 상용화에 대비해 연구용역을 의뢰하고 `대북방정책협의회`를 구성하는 한편 북한의 나진 선봉지구 개발에 대비해 러시아 및 중국 동북3성과의 교역 확대를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이미 포스코는 현대상선, 코레일 등과 함께 남·북·러 3각 사업의 시범사업으로 `나지~하산 물류협력사업`의 철도·항만사업에 참여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러시아 기업과 체결, 러시아 극동 하산과 북한의 나진 선봉항을 잇는 54㎞ 구간의 철로 개·보수와 나진항 현대화를 통해 복합 물류 운송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게 되었다.

우리 속담에 “가죽을 보니 탐나고, 범을 보니 겁난다”고 했다. 한·러간 물류수송과 가스·석유관 건설에 의한 이익을 생각하면 `범가죽`만큼 탐이 나지만, 경색된 남북관계를 생각하면 태산이 앞을 막는 것같다. 과거 김대중 정권이 “어지간히 퍼주어도 남는 장사”라고 한 말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한·러간 교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북한 변수`가 핵심과제다.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상호 불신과 감정적 대립이 지속되는 한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대북관계에 변화가 와야 한다. 안보는 완벽하게 하고, 대북 정책은 유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물론 유엔의 `대북 경제제재 결의`를 염두에 두어야 하겠지만 실익 없는 감정적 말싸움만은 상호 자제하는 것이 옳다. “북한 주민은 굶주리는데 핵무기 등 군사력에만 집중한다면 결국 자멸할 것”이란 언급은 맞는 말이지만 북한으로서는 가장 아픈 급소를 때리는 일격이다. 그래서“청와대 안방에서 일으키는 독기 어린 치맛바람”이란 욕설이 돌아왔다. 아무 실익 없는 감정대립이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차질 없이 추진하려면 무익한 대립은 자제하고, 무기체계 보완 등 안보대책과 화해 협력 대북외교를 진행해 나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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