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는 3가지의 `유산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멸실위기에 있는 세계의 문화 중에서 보존할 가치가 충분한 것들만 골라 등재하고 지원함으로써 영구히 보존하려는 것이다. 자연과 문화예술을 지키는 `세계유산`, 한글이나 조선실록 같은 `기록유산`, 그리고 김장나눔 같은 `인류무형유산` 등 3가지다. 우리나라는 총 16개의 인류무형유산을 등재시켰다.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2001), 판소리(2003), 처용무(2009), 매사냥(2010), 택견(2011), 그리고 `김장나눔`등이 포함된다.
발효음식이 발달된 나라는 `음식선진국`인데, 한국은 그런 점에서 음식선진국이다. 김장, 된장, 고추장, 젓갈, 시금장, 누룩과 막걸리, 막걸리로 만든 식초 등은 우리 고유의 발효식품이다. 우리 조상들은 미생물을 음식에 다양하게 이용할 줄 아는 지혜를 가졌다. 그리고 장류들은 세월이 오래 갈수록 고품질이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김치도 3년 이상 숙성시킨 것을 최고품으로 친다. 어떤 재료를 사용했느냐에 따라 집집마다 김치맛이 다르다.
그런데 유네스코가 주목하는 것은 그 `품질의 우수성`보다 `나눔`에 있었다.
가을이 깊어지면 “김장했느냐”는 말이 인사가 된다. 한해의 반찬을 마련하는 일이니 중요 행사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언론들이 관심 있게 보도하는 것이 `김장나눔`이다.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불우아동 보호 시설들에 보낼 김장을 한다는 보도가 줄을 잇는다. 새마을부녀회 등 주부 봉사단체들이 가을마다 연중행사 처럼 수행하는 이 김장나눔 행사는 외국인이 봤을 때 매우 아름다웠을 것이다. 배추 무 농사가 풍년일 때는 이 나눔열기가 더 확산되어서 농민들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Making and Sharing Kimchi`이 자랑스러운 우리나눔문화를 외국에 널리 알려야 하겠다. 지금 일본이 한국 김치를 `기무치`란 이름으로 상품화해서 대량 수출하고 있고, 과거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도 일본산 기무치를 즐겼다고 하는데, 이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이번 유네스코 등재를 계기로 `김치주인`의 자리를 탈환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