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시비 차단 고육책인 듯
DGB금융그룹은 우리금융 민영화와 관련해 경남은행, 광주은행 인수전에 단독 응찰을 포기하는 대신 경남은행 인수전에 경남지역 상공인들로 구성된 경은사랑컨소시엄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로써 DGB금융그룹은 창사 이래 가장 큰 프로젝트로 은행, 보험, 자산운용사, 증권사, 캐피탈 등을 보유한 종합금융그룹 도약이라는 청사진을 마련한 뒤 2012년 캐피탈 인수에 이어 IT 자회사인 DGB데이터시스템을 설립하는 등 미래를 위한 포석을 차근차근 밟아 갔으나 이번 경남은행 인수전 포기로 사실상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은 상당 기간 달성이 불투명해졌다.
DGB금융그룹에 따르면 경남지역 상공인 중심의 경은사랑컨소시엄에 일반 투자자로 800억 원 정도를 출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GB금융그룹 관계자는 대구·경북과 경남지역은 그동안 긴밀한 협조를 통해 동반자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경남은행 인수 과정에서 지역 간 갈등이 심화됐고 지역갈등이 더 이상 확산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 입찰 참여 대신 재무적 투자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결정이 지방은행 공동지주사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DGB금융그룹은 경남은행과 앞으로 전략적 제휴를 통한 공동상품 개발, 지역 간 금융네트워크 연결, 지역밀착영업 노하우 공유 방안 등을 마련해 상생발전을 도모하고 지역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DGB금융그룹의 경남은행 인수전 포기를 두고 정치적인 이해관계와 대구가 고향인 박근혜 정권의 특혜설 시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경남은행의 인수전을 두고 부산지역에서는 금융당국에서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에 사퇴압박을 가하면서 지역민심은 경남은행 매각과정에서 DGB금융지주에 특혜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은행이 DGB금융그룹에 인수될 경우 지역민심이 극도로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곤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