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민국 인성교육대상`시상식이 있었다. 이 시상제도는 올해 처음 제정됐는데, 그 하나하나의 사례들을 보면 참으로 놀랍다. 포항제철동초등학교 류미영 교감은 `상담`과 `소통`으로 아동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이들과 만나면 `하이파이브`로 인사하고, 전교생 380명의 얼굴과 이름을 다 외워 `이름 불러주기`를 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자/ 그는 내가 와 꽃이 되었다”라는 김춘수 시인의 싯귀가 연상되는 일이다.
류 교감은 매일 5~6명의 학생들과 상담을 하며 `아이들의 말 들어주기`를 한다.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보다 더 신뢰가 가는 사람은 없다. “반려견(犬)을 상대로 책 읽기 공부를 하는 아동은 잔소리하는 부모 앞에서 읽기공부를 하는 아동보다 성취도가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묵묵히 들어주기만 해도, 아이는 신이 나서 읽기공부를 한다. 류 교감은 “아이들 눈높이에서 공감하고 이해해주는 게 인성교육의 시작이다. 자신을 믿어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아이들은 절대 엇나가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10년간 류 교감은 자신의 인성교육 노하우를 700회 넘는 강의를 통해 동료 교사와 부모들에게 전파했고, 학생상담 매뉴얼은 인근 12개 학교에서 인성교육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경기도 부천 원미경찰서 배태주(37·여) 경사는 패싸움을 하다가 잡혀온 일진회 학생들 모아`기타 동아리`를 만들었다. 레슨은 동료 경찰관이 맡아주었다. 차츰 아이들이 마음을 열었고, 마침내 일진회를 스스로 해체했다. 배 경사는 지난해부터 청소년시설과 지역 NGO의 재능기부를 받아 미술·음악 등의 동아리를 만들었고, “가장 좋은 인성교육은 어른들의 사랑과 관심”이라며 이를 실천해왔다.
포항에는 `2013 초·중·고 챔피언스리그`가 있다. 축구 농구 플라잉디스크 등 3개 종목에 초등 40개교, 중학교 34개교, 고교 28개교 등 총 102개교의 학생들이 참여한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결석률이 줄고, 폭력 가담학생 수가 줄어들고, 애교심이 생겼으며, 연중 10회 이상 열렸던 선도위원회가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경기를 통해 배려와 준법정신, 패배를 인정하는 승복정신을 배운 결과란 분석이다. 인성교육은 멀리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