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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철새 도래지가 위험하다

등록일 2014-01-22 02:01 게재일 2014-01-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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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군의 동림저수지에서 가창오리들이 떼죽음을 한 원인이 AI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AI바이러스의 최초 유입 경로가 철새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동림저수지에서 5km 떨어진 오리농장에서 처음 AI가 발생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위생관리 미흡으로 발병한 것이라면 스탠드 스틸(일시 이동 중지)로 확산을 막을 수 있지만 철새가 날아다니며 분변으로 퍼뜨리는 병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철새는 하루 사이에 50여km를 날기 때문에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질 수 있고, 습지가 있어서 철새들이 즐겨 찾는 곳은 더 위험하다. 국내 철새 도래지는 서해안 쪽에 밀집돼 있지만 영남지역에도 적지 않다. 부산 을숙도, 창녕 우포늪, 창원 주남저수지, 그리고 포항의 형산강과 낙동강에도 철새들이 자주 찾아온다. 따라서 정부는 어디라 특정할 것도 없이 전국을 대상으로 방역작업을 펼쳐야 한다.

AI의 확산을 최소화하려면 축산농가 종사자들이 심야 시간대에 농경지 주변으로 외출하지 말아야 한다. 가창오리가 낮에는 저수지에 머물지만 해가 지면 주변 농경지로 날아가 곡식 낟알을 주워먹는다. 따라서 사람의 신발 바닥에 병원균이 묻어 전염될 수 있다. 농식품부는 가창오리가 아닌 다른 철새도 AI 전염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전국 20여개 철새도래지 주변에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지자체와 농협이 협력해서 400개의 공동방재단을 구성한다.

가창오리는 야생동물보호법에 의해 포획이 금지돼 있어서 그 개체수가 크게 불어났다. 무리를 지어 일몰 직후 무리를 지어 날아올라 군무를 펼치는 모습이 장관이어서 탐조 관광객들이 즐기는 관광자원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철새관광지는 악성 조류독감이 퍼지는 때에는 매우 위험한 곳이다. 탐조관광객들의 발바닥에 병원균이 묻어 전염시킬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럴 때에는 탐조 프로그램을 취소해야 한다. 조류사진을 즐겨 찍는 새사진 동호인들도 이런 시기에는 자제하는 것이 옳다.

`가축전염병과의 전쟁`은 이제 연중행사처럼 됐다. 어민들은 여름에 적조와의 전쟁, 축산농가들은 겨울에 구제역이나 조류독감과의 전쟁, 어촌이나 축산농가들의 애환은 여름 겨울 구별이 없다. 치킨점 등 닭요리를 취급하는 식당들은 지금 비상이다. `AI소문`만 나돌아도 매출이 급감한다. 익혀먹으면 무사하다는 것을 알지만 `기분`이 문제다. 중국에서 AI로 의사 등 8명의 사망 소식도 악재다.

가금류 농가 뿐 아니라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예찰을 하고, 조기 발견, 조기 신고, 조기 조치 만이`AI 조기 퇴치`를 위한 처방이다. AI가 발병하면 청정국 지위를 잃고 장기화되면 외국에서 한국의 닭 오리 수입을 제한한다. 정·관·농가가 일치단결해서 대처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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