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들어 성형외과 병원이 부쩍 늘어나고, 치과대학 입시 경쟁률이 엄청 높아졌다. 출산율이 떨어지니 산부인과와 소아과 병원은 점점 줄어든다. 돈벌이가 안 되니 인술(仁術)도 간데 없다. 의료사고가 비교적 적고 `피`를 안 본다는 이유로 한의대의 인기가 치솟는다. 동물 진료비보다 사람 진료비가 싼 의료수가 때문에 문 닫는 병·의원이 늘어나는 한편으로 건강보험의 적용을 극히 적게 받는 치과 등은 호황을 누린다. 치과의사가 `결혼 대상자`상위권이다.
돈이 몰리는 곳에는 으레 비리가 끼기 마련이다. 인술 같은 것은 안중에 없고, 돈만 쫓는 장사꾼이 돼버린 의료인이 적지 않다. 비현실적인 의료수가 때문에 적자 보는 병·의원이 살아남기 위해 비리에 발을 담그는 것은 동정이라도 가지만, 돈 잘 버는 의사들까지 장사꾼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 이것도 `비정상의 정상화` 방지 차원에서`손`을 봐야 하겠다.
충치 치료 후 치아를 떼우는 충전재 아말감과 글래스아이오노머 두 가지는 건강보험에 적용되는데, 이것을 취급하지 않는 치과의원이 상당수 있다고 한다. 환자에게 아예 알려주지도 않고, 환자가 원해도 “그런 것 없다”며 진료 거부를 하고, “아말감은 수은중독 위험이 있다”며 겁을 주기도 한다. 아말감으로 치료하면 1만5천원이면 될 것을 레진으로 떼우고, 금으로 씌우는데 50만원이다. 치과 마다 가격이 다르다는 것도 문제다. 20~30만원에서 40~50만원까지 마음대로 받는다. 요란한 광고를 내 유명해진 대형 치과병원들은 그 유명세 때문에 부르는 것이 값이라 한다.
정부 정책이 치과를 너무 편애한다. 비급여 항목이 너무 많다. `간단히 값싸게`치료할 방법이 있는데도 임플란트 등 비싼 비급여 항목을 강권하는 치과의사도 일부 있다고 한다. 사회봉사에 나서는 치과의사들도 많지만 일부 돈에 눈 먼 의료인 때문에 오명을 쓰기도 한다. 정부가 이같은 문제점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포항 남·북구 보건소는 관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보호치관, 충치치료, 발치, 스켈링 등을 무료로 시술하고, 치아우식증을 예방하기 위한 치아홈메우기, 불소도포 등을 예약제로 운영하며, 구강위생용품을 배부하고, 올바른 치솔질 교육을 하고 있다. 이같은 정부 시책이 더 많이 확대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