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48개교·유치원 45곳 휴교·휴업… 비상연락체계 구멍<BR>학부모 “맞벌이 부부들 아이 맡길곳 없어져 황당” 항의 소동
폭설의 영향으로 포항지역 상당수 학교가 휴교 또는 등교시간을 늦춘 가운데 일부 학교에서 등교시간 직전에 휴교통보가 내려져 학생들이 헛걸음을 하는 등 비상연락체계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포항교육지원청에 따르면 10일 포항지역 초·중·고등학교 128개교 중 48개교가 임시휴교를 했다. 또한 유치원도 전체 113곳 중 45곳이 휴업을 실시했다.
그나마 주변 도로사정이 괜찮은 학교(25개교)들도 등교시간을 오전 10~11시로 늦춰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각급 학교별 휴교현황을 살펴보면 포항항도초를 포함해 39개 초등학교, 포항영신중 등 6개 중학교, 포항 중앙여고 등 3개 고등학교로 집계됐다.
이처럼 기상악화로 인해 등교가 불가능해지면서 각 학교에서 긴급조치를 내렸지만, 일부 학교에서 뒤늦은 대응으로 학생 및 학부모들에게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진 것.
실제 이날 포항시 남구의 한 초등학교는 오전 8시에 이르러서야 자체 재난통신망을 통해 휴교사실을 학생들에게 통보했다.
평소 등교시간이 오전 8시 40분인 점을 감안한다면 등교시간 40분 전에 휴교령이 내려진 것이다. 출근길 학부모들이 휴교에 따른 학생 돌봄대책으로 고민을 해야 했고 상당수 학생들은 등교를 하던 중 되돌아오는 등의 혼선이 빚어졌다.
학부모 최모(43)씨는 “아침에 눈이 많이 내렸는데도 학교에서 별다른 소식이 없어 출근준비와 아이들 등교준비를 함께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갑자기 휴교사실이 전해지면서 황당했다”며 “아이들은 학교를 가지 않아 좋아하는 눈치였지만 괜한 힘을 소진했다는 생각에 허무한 마음이 들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 김모(37·여)씨도 “학교 측의 갑작스러운 휴교결정으로 우리처럼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들을 맡길 곳이 사라지게 됐다”며 “이번 폭설처럼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교장, 교감 및 학교관계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상황을 판단해 휴교여부를 결정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에 대해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번 임시휴교는 각 학교장이 폭설이 그치기를 오전까지 기다리다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어서 다소 늦어진 것”이라며 “재난통신망을 강화해 빠른 전달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