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죽장 농가 피해현장
이번 눈으로 수십여 채의 비닐하우스와 농작물, 축산에 이르기까지 큰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 농사 준비시기에 피해가 이어지면서 작황과 출하시기마저 장담할 수 없게 돼 앞으로 농가의 피해는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주말 교통이 통제됐던 10일 오전 죽장면의 진입도로는 다행히 제설작업이 벌어져 차량이 거북이걸음으로 험한 고갯길을 지나고 있었다.
하지만 상옥리에 이르자 마치 겨울 왕국을 방불케 할 정도로 온 마을이 눈에 덮여 쌓여져 있었으며, 무너진 비닐하우스는 밤새 내린 눈에 뒤덮여 원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마을 초입을 지나자 십여 마리에 소들이 축사가 무너져 내리는 눈을 몸으로 맞으며 추위에 떨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상옥리에서 소를 키우고 있는 김성진(65)씨는 “8일 오후에 축사가 무너져 어쩔 수 없이 소 13마리를 지붕이 없는 울타리에 풀어놨다”며 “앞으로 눈이 더 내린다고 하던데 벌써 3일째 밖에서 지내는 소가 얼어죽을까 걱정이다”며 빠른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며칠 동안 내리는 눈을 이기지 못해 돼지축사 3동 중 1동이 무너져 한때 어미돼지 80마리가 고립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동호(65)씨는 겨울동안 애써 키워낸 토마토를 눈 속에 묻어야 했다.
이씨는 “지금은 5월 중순부터 출하되는 토마토농사를 준비하는 시기인데 비닐하우스가 무너져 봄농사를 다 망쳤다”며 “다시 비닐하우스를 세우려면 직접 일을 하더라도 하나당 최소 600만원 이상이 드는데 걱정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10일 현재 죽장면 상옥리 인근의 적설량은 80㎝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 4일 동안 내린 눈으로 비닐하우스 90채가 파손되고, 축사 4채가 전파 또는 반파됐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