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또 규제 혁파와 부서간 칸막이 제거를 강조했다.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말은 필요 없다.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면 투자자들이 알아서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면서 “총리실에 규제와 관련한 사이트를 만들어 누구든지 불편하다는 게 있다면 끊임 없이 사이트에 올리고 그것을 정부의 각종 사이트와 링크해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며 정부간 칸막이를 없애고, 규제 혁파를 위해 정부 부처들이 공동전선을 펼 것을 주문했다.
규제 혁파를 이야기할 때 항상 거론되는 것이`호텔의 입지 조건`에 관한 것이다. 학교 근처에는 호텔을 지을 수 없도록 해놓은 법률 때문에“관광객들이 한국에서 호텔을 잡기 어려워 한국행을 꺼린다”는 말이 항상 나온다. 학교 근처에 호텔을 짓지 못하게 하는 나라는 별로 없다. 상하이, 홍콩, 싱가포르 등에는 없는 규제이다. 호텔이 왜 `학습분위기를 해치는 시설물`에 포함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시대착오적 규제이다. 또 항공업과 여행업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업종인데, 담당하는 부처는 갈라져 있다. 항공업은 국토교통부가, 여행업은 문화관광부가 맡는다. 일본은 두 업종을 함께 관리해서 칸막이가 아예 없다.
올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지난해보다 20% 늘었는 데, 한국을 찾은 일본 관광객은 21% 줄었다. 호텔 잡기도 어렵고, 불편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일본의 주요 은행들은 외국인이 자국 은행카드로 일본내 ATM에서 환전수수료 없이 엔화를 인출할 수 있어 한결 편해지고 있지만 한국에는 그런 시스템을 개발하지 않고 있다. 일본은 관광비자 면제 대상국 확대, 면세품목 확대 등을 실행하고, 지난 연말에는 카지노 등 복합형 관광시설 설치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각종 규제와 부서간 칸막이를 없애면서 우리보다 한참 앞서 가고 있는 것이다.
규제와 칸막이를 철폐하면 일자리는 투자자들이 알아서 만든다. 그러나 제조업의 일자리는 한계가 있고 컨설팅이나 요양 등 서비스업종에는 아직 여유가 많다. 은퇴자들이 모여 축적된 기능을 바탕으로 컨설팅 회사를 차린다거나, 요양시설 등에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 필요가 있다. 국수가 불어터지기 전에 진돗개정신으로 추진해야 할 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