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와 일선 시군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9일 오전까지 포항시를 비롯한 4개 시군 65곳의 농가에서 비닐하우스 118동이 파손되는 등 총 11억1천4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는데, 10일의 폭설을 감안하면 피해액이 얼마나 더 불어날지 가늠하기 어렵다. 특히 포항시 북구 상옥리에는 9일까지 최고 71㎝의 적설량을 기록했고, 축사 4개동, 비닐하우스 80개동이 파손되는 등 총 9억6천여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상옥의 토마토 비닐하우스 농가들은 “20년만에 처음 보는 폭설”이라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공무원들의 발빠른 대응조치로 교통은 상당히 열렸다. 6일 강설주의보가 내려지자 즉시 공무원들은 비상근무체제로 돌입, 공무원 700명, 경찰 100여명, 제설장비 100여대가 투입돼 밤샘 제설작업을 벌였고, 경북수목원에서 상옥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인 샘재, 성법재, 가사령 등이 개통됐다. 울진 등 경북 북부 산간지역의 경우, 농어촌 도로 두절이 극심하고, 환자가 발생할 경우 헬기 말고는 차량의 통행이 여의치 않아 걱정이다. 공무원들에게 전부 맡겨두지 말고 주민들이 삽이라도 들고 나와 도로를 열어야 하겠다.
10일 새벽을 기준으로 포항과 경주에 대설 예비특보가 발효됐다. 포항기상대는 10일 밤까지 경북 북동 산간과 북부해안에는 10~30㎝, 남부해안에는 5~10㎝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울진과 영양, 봉화군 산간지역에는 대설경보, 영덕, 울릉도, 독도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포항기상대 관계자는 “눈 또는 비가 얼어 도로면이 미끄러운 곳이 많겠다. 동해 전 해상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고 물결이 매우 높게 일어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의 주의”를 촉구했다. 특히 고령층의 낙상이 염려된다. 뼈가 부실한 노인들은 가볍게 미끌어져도 뼈를 다칠 수 있으니 되도록 바깥 출입을 삼가하는 것이 좋겠다.
평소 눈이 별로 내리지 않는 부산, 포항 등 영남 해안지역에서는 `눈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가벼운 적설량에도 교통이 두절돼 출근길에 대혼란이 발생한다. 얼마전 겨우 3.6㎝ 내린 눈에도 포항 도심이 마비됐었다. 혹한이 함께 겹쳐서 눈이 얼어붙은 탓이었다. 이번에는 더 큰 혼란이 예상되는데, 시민 모두가 나서서 제설작업에 힘을 모아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