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규슈와 야마구치 등 근대 산업유산군(群)을 세계유산에 등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보코바 총장을 만난 윤병세 외교장관은 “이곳은 일제 강점기때 징용된 조선인 수천명이 노동착취를 당하고 억울하게 숨져간 곳이다. 이런 아픔이 서린 곳을 세계유산에 올리는 것은 유네스코의 정신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보코바 총장은 “세계유산 등재는 관련국을 분열과 갈등이 아닌 통합으로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곳들이 일본으로서는 탄광 등 근대 산업의 선도 지역이지만 한국으로서는 굴욕과 슬픔이 있는 곳이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보코바 총장을 만나 “위안부 문제는 전쟁시 소녀들을 상대로 저지른 성폭력, 성노예 행위이므로, 위안부에 관한 야만적 역사기록은 유네스코 기록유산에 등재될 가치가 있다”고 했다. 독일 나치와 일본은 2차대전때 소녀들을 강제로 납치하고, 거짓말로 유인해서 전쟁판에 끌고가 성노예로 만들었으니, 이는 나치의 유대인 강제수용에 관한 기록과 함께 세계유산에 등재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조 장관은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가 쓴 `안네의 일기`를 거론하면서 이 일기가 나치의 대학살 사실을 세상에 자세히 알린 것과 같이 위안부에 관한 기록도 제2차대전 당시 일본의 잔인성을 고발하는 기록이 될 것이라 했다. 보코바 총장은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고 한다.
보코바 총장이 한국의 수뇌부들과 만나고 있을 때 일본은 `가미가제 자살특공대원들의 유서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에 등재 신청`을 하기로 결정했다. 천왕이 내린 술 한 잔씩을 받아 마신 소년들은 `마음에 없는 애국 유서`를 써놓고 요즘의 이슬람 자살특공대처럼 폭탄 실은 전투기를 몰고 그대로 미국 함정에 떨어졌다. 그 대원들 중에는 한국인 청년들도 많았다. 자살을 사주 유도하는 살인행위인 이 사실을 세계유산에 등재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군국주의 망령의 부활`이다. 이는 유네스코 정신에도 맞지 않고, 일본 내에서도 반대의견이 많다. 전범(戰犯)들을 추모하는 야스쿠니 참배를 당연시 하는 일본의 호전성을 온 세계가 비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