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도 폭설 대책을 철저히 세워놓고 적절히 대처했다. 2011년에는 제설장비가 불과 10여대였는데, 올해는 185대를 준비했다. 또 염화칼슘 300t을 미리 준비해두어 이번에 요긴하게 사용했다. 이번에 눈이 오지 않은 대구시에서 제설장비를 보내주고 해병대원들과 경찰이 지원을 해주고, 새마을부녀회 등 자원봉사단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준 덕분에 “이번 포항시의 제설대책은 완벽에 가깝다”는 찬사를 듣게 되었다. 다행히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아 눈이 잘 녹고 얼지 않아 제설작업에 큰 부조가 되기는 했지만 포항시의 재난방지 메뉴얼은 칭찬받을만 했다.
포항시의 `안심콜 서비스`도 사회안전망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제도이다. 75세 이상의 홀몸 노인 100명을 대상으로 민원콜센터 상담원이 주 1회 안부전화를 하고, 건강, 복지, 의료정보, 문화행사, 폭설 태풍 등 재난재해 발생시 대응요령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3회 이상 전화를 받지 않으면 읍·면·동 사회복지사에게 방문토록 의뢰한다. 또 응급상황 발생시 119와 연계해 구조하는 등 복지사각지대 소외계층을 돕고 있다. 지난해 포항시 민원콜센터는 총 3천500여건의 안심콜을 통해 노인안전을 지켰다.
그런데 날로 심해지는 기상재해에 대응하는 농가의 대책은 아직 미흡하다. 2013년 농작물 재해보험에 1천42곳의 농가가 배, 사과, 벼 등을 대상으로 1천849건을 가입했으나 시설재배보험에 가입한 농가는 전혀 없었다. 2011년부터 해마다 폭설 폭풍으로 비닐하우스가 붕괴되고, 하우스 속의 농작물이 동해 등 피해를 입는데 시설 개선은 미진하고 시설피해에 대한 재해 지원금은 피해액의 35%에 불과하니 “한 번 재난을 당하면 그 영향이 3년 간다”는 말이 생겼다.
농작물 재해보험은 국비 50%, 도비 5%, 시비 20%, 농가 자부담 25%로 운영되고 재기에 상당한 도움이 되는데 시설재해보험에는 가입하는 농가가 없다니 걱정이다. 농협은 2013년부터 농작물 시설재배보험을 운영하고 있는데 포항, 경주, 영덕, 구미 등이 대상이고, 정부가 정한 표준 설계기준에 따라 비닐하우스를 설치하면 시설재해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 기준에 따른 비닐하우스도 이번 같은 폭설에는 무너졌으니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현실에 맞는 사회안전망 구축으로 극심해지는 기상재해에 대응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