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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계 근본적 대수술을

등록일 2014-02-18 00:21 게재일 2014-02-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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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이 전멸상태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까지 금메달 19개를 수확한 메달박스 쇼트트랙이 지금 몰락하고 있다. 안현수 선수는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3관왕에 올랐었다. 그러나 그는 2011년 러시아로 귀화했고, 소치에서 러시아 깃발을 달고 금메달 하나 동메달 하나를 땄다. 빅토르 안으로 개명한 그의 선전(善戰)에 러시아인들만 뿐 아니라 한국 응원단까지 환호를 보낸다. 그것은 `한국 빙상계에 보내는 야유`이다. 안 선수는 더 이상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할 수 없어서 러시아로 갔기 때문이다.

2006년 안 선수의 부친은 성적지상주의, 파벌싸움 등 한국 빙상계의 비리를 폭로했다. “상대 파벌의 코치와 선수가 짜고 현수가 1천m와 3천m에서 1등하는 것을 막았다”그리고 2010년 안현수 펜카페에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정수가 코치의 강요로 부상사유서를 쓰고, 세계선수권 출전을 포기했다”는 글을 올려 2차파문을 일으켰다. 대한체육회는 감사에 들어가 이 폭로가 사실임을 확인했다. 김기훈, 김동성, 안현수, 전이경, 신선유 등을 배출한 한국쇼트트랙은 한체대와 비한체대 간의 파벌싸움과 짬짜미(담합·야합)로 곪아가기 시작했다.

러시아 선수복을 입고 러시아 국기를 든 안 현수 선수가 동메달에 이어 금메달을 딴 반면 한국 쇼트트랙이 노메달 행진을 이어가자 대통령까지 나서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돌아봐야 하겠다”며 근본적 대수술이 필요함을 역설하기에 이르렀다. 파벌싸움이 선수를 좌절시키고 내쫓고, 성추행 지도자가 멀쩡하게 그 자리를 지키면서 선수들의 사기를 추락시켰다. 파벌싸움이 진정되니 이번에는 독재체제가 구축됐다. 호랑이를 피하니 여우가 나타나는 식이다. 선수선발 방식도 `10명을 뽑아 훈련하고 최종 5명을 내보내는 종래의 방식`을 바꾸어서 `5명을 선발해 훈련하고 그대로 내보는 방식`을 채택해놓으니, `능력 있는 선수`가 뽑히는 것이 아니라 `독재권력자에 잘 보이는 선수`가 나가게 되었다. 그 말은 `한 번 잘못 보이면 선수생활 접어야 하는 체제`가 되었다는 뜻이다.

`승부조작 음모에 반기를 든 선수``방상연맹의 비리를 지적하는 지도자``독재권력자에 대드는 선수·임원`등은 빙상계를 떠나야 할 정도로 비리는 도를 넘었다. 스포츠든 정치든 안에서 썩어들어가면 반드시 망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스포츠 단체의 개혁을 추진중이고, 온 국민이 빙상연맹을 향해 주먹질을 하고 있지만, 과연 비리와 파벌이 발붙일 수 없는 시스템이 구축될지 의문이다.`꼬리 자르기`로 환부(患部)를 남겨두었다가, 그것이 또 다른 공룡비리로 자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근본적 대수술이 필요하다. 먼저 인품과 도덕성을 갖춘 지도층으로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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