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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포항공연의 의미

등록일 2014-02-18 00:21 게재일 2014-02-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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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베정권의 궤변과 억지주장은 한·일관계를 더 얼어붙게 만들었다. 2차대전 당시 일본이 동남아 각국들에 저지른 악행은 나치 독일과 다르지 않지만 독일은 잘못을 인정하고 수시로 사죄하는데, 일본은 많은 증거를 인멸했고,“난징 대학살은 없었다”며 발뺌을 하고 정신대 강제동원에 대해서도 “어느 나라든 위안부는 있었다”며 성노예로 끌려간 소녀들을 창녀 취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뮤지컬`명성황후`가 최근 포항에서 5회 공연되었다.

이 뮤지컬은 이문열의 소설 `여우사냥`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우리나라 역사상 `삼전도의 치욕`이상의 치욕스런 사건이 있었다. 삼전도에서는 인조 임금이 적국의 황제에게 항복한 사건이지만 `여우사냥`은 황후 민중전이 일본군인과 낭인들에 의해 살해 능욕당한 사건이다. 이를 을미사변이라 하는데, 전국적으로 의병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고종은 경복궁 안에 황후가 거처할 집인 건청궁을 지었다. 대원군의 간섭으로부터 민중전을 해방시키고 대원군을 정치에서 배제시켜 쇄국정책을 개방정책으로 전환시키겠다는 의미였다. 열강들이 몰려들었고,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났으며, 이를 진압하려고 민중전은 청나라 군대를 불러들였다. 이를 핑계로 일본군이 진주했으며, 결국 청일전쟁이 벌어졌고, 승전한 일본의 세력이 자라는 것을 막기 위해 민중전은 러시아 세력을 끌어들여 일본을 억제하려 했던 것이 을미사변의 계기였다. “민비를 제거하지 않고는 일본이 발을 뻗을 수 없다”고 해서였다.

1895년 10월8일 새벽 일본 군인과 조선 낭인들이 경복궁 담을 넘어 건청궁을 침범했고, 고종을 구금한 그들은 민중전을 살해하고, 밖으로 끌어내 능욕하고 불태워 증거를 없애려 했다. `에이조 보고서`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썼다. “민비를 두세 군데 칼로 찌르고, 국부를 검사하고, 불태웠다. 우스운 일이고, 분노할 일이었다”그 무리 중에는 조선인 군인 우범선과 이두황이 있었는데, 그들은 민중전의 얼굴을 아는 자들이었다. 그런데도 아이를 낳은 적이 없는 민중전의 `국부를 검사해` 신원을 확인했다니 일본인들로서는 우스운 일이고, 조선인들로서는 분노할 일이라는 뜻인데 `검사`만 했겠는가.

이번 명성황후 공연은 적지 않은 입장료에도 4천800석 전석이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고 한다. 소프라노 이태원의 청아한 목소리, 아역배우들의 맑은 음성, 가슴 울리는 음향효과와 웅장한 합창, 회전무대를 바탕으로 한 30여회의 화려한 무대전환, 현대적 의상과 고루하지 않은 음악 등이 포항시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일순에 날려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깊이 새겨야할 일은 일제의 그 극악무도한 잔혹성을 잊지 말고 세계에 알려서 독일처럼 꿇어앉아 눈물로 사죄하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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