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수도꼭지에서 황톳물이 쏟아져나오는 통에 생수를 사다가 세수를 했고, 샤워실 문이 열리지 않아 문을 부수고 나온 일도 있었다. 변기 2개가 나란히 놓여 있어서 `코미디 화장실`을 만들어 놓았으며, 변기 뚜껑이 밑에 있고 변기는 벽에 붙어 있는 `예술작품`같은 화장실도 있었다. 변기에 `낚시 금지 딱지`가 붙어 있기도 했다. 러시아에는 변기에 대고 낚시질을 하는 정신병자들이 많은 모양이다.
소치는 따뜻한 휴양도시인데, 올해 겨울은 유난히 기온이 높아 눈이 전혀 내리지 않았다. 눈이 없는 겨울올림픽을 열자니 눈확보에 엄청난 돈을 들여야 했다. 북쪽의 만년설을 차량으로 실어다가 지하실에 보관했고, 제설기 446대를 곳곳에 배치했으며, 심지어 주술사까지 불러와 기설제(祈雪祭)를 지냈지만 올림픽 기간 내내 청명한 하늘에 기온이 영상 20도를 오르내리는 날이 많았다. 그래서 소치는 43조원, 역대 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돈을 썼다. `겨울 없는 도시`에 겨울올림픽을 유치한 대가였다.
코미디의 하이라이트는 오륜기였다. 개막식때 눈꽃송이 5개가 동그라미로 변하는 데, 가장 오른쪽에 있는 꽃송이 하나는 고장을 일으켰다. 그래서 다른 4개만 `4륜기`가 되고, 하나만 꽃인 채 남아 있어서 국제적 웃음거리가 되었다. 이 일은 곧바로 상혼을 발동시켰는데, 개막식 후 단 몇시간 만에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에 `4륜기 티셔츠`가 출시됐다. 그러나 러시아 국민들은 TV에서 이 장면을 보지 못했다. 당국은 연습때 찍어놓은 영상을 대신 내보냈다.
결정적인 `소치의 수치`는 피겨에서 벌어졌다. 김연아의 은메달을 두고 국제여론이 들끓고 있다. “올림픽 사상 가장 이해할 수 없고, 가장 의심스러운 판정” “김연아의 적수는 김연아 자신뿐” “숨이 막힐 정도로 완벽한 환상적인 연기” “소트니코바의 금메달은 스캔들” “소치올림픽은 푸틴의 눈치만 살피는 눈치 코치 수치올림픽”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의 부인이 심판이고, 미국 한국 심판은 없었고, 친 러시아 유럽심판 일색” “5점 이상의 차이는 과잉눈치가 빚은 실수”우리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4년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그 때 러시아는 `뿌린대로 거둘 것`이다. 세계는 심판 스캔들을 내내 잊지 않을 것이다. 연아의 은메달은 욕된 금보다 더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