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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을 향한 희망의 별빛들

등록일 2014-02-25 02:01 게재일 2014-02-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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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3, 은3, 동2, 종합 13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고, 소치 동계올림픽은 막을 내렸다. 3관왕이 된 안현수를 러시아에 뺏기는 등 쇼트트랙의 부진이 원인이었다. 밴쿠버의 효자종목이 불효종목이 됐다. 특히 남자부의 부진은 빙상연맹이 책임을 져야한다. 남자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따지 못했다면 `남자부 전멸`이라는 전대미문의 성적표를 남길 뻔했다. 4년후 평창에서 소치의 치욕을 반드시 씻어야 한다.

여자컬링은 비록 4강에 들지는 못했지만 희망의 빛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강호 러시아·일본·미국을 큰 점수차로 꺾고, 3승을 기록한 것만으로도 경이롭다. 10개팀 중 랭킹 10위인 우리 컬링팀이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거둔 성적이다. 창설 20년에, 국제규모의 컬링경기장은 경북 의성에 단 하나뿐인 열악한 운동환경에다가 별 관심을 끌지 못하는 비인기종목의 설음도 많았지만 여자컬링은 평창을 향한 희망의 빛을 뚜렷이 보여주었다. 태릉선수촌에 연습시설이 있지만 경기용은 아니다. 국제경기용 컬링장은 경북 의성에만 있다. 그래서 2010년 국제경기도 의성에서 열렸다.

경북 의성은 한국컬링의 메카다. 소치에서 해설을 맡은 김민정 해설위원도 경북체육회 코치이고, 의성 군위 청송이 지역구인 김재원 의원은 국제경기장 건립을 위한 예산 확보에 일조를 했으며, 그 자신 컬링 선수이고 올 여름에는 컬링 지도자 겸 심판 자격증을 딸 계획이다. 이번에 예쁘장한 얼굴로 유명해진 이슬비 선수는 의성의 한 과수원집 딸이다. 이번 소치에서의 성취를 계기로 컬링에 대한 투자가 더 많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컬링은 섬세한 한국인의 체질에 가장 잘 맞는 운동이고, 나이에 상관 없이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다. 컬링붐이 일어날 조짐도 보인다.

올림픽에는 흔히 예상외의 성과가 있지만 이번에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딴 것은 또 하나의 희망의 빛이다. 이승훈, 주형준, 김철민 3명이 한 팀이 된 남자 팀추월은 네덜란드 팀에 3초 뒤진 준우승을 했다. 겨울이 긴 북극권 국가들의 잔치인 겨울올림픽에서 우리가 거둔 메달은 그만큼 가치가 높다. 3명이 한 팀으로, 두 팀이 동시에 달려서 앞 선수가 상대팀 뒷 선수를 추월하면 이기는 경기이고, 추월을 못하면, 뒷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한 시간을 재어 승부를 결정하는 경기다. 팀웍과 호흡이 중요하다.

김연아의 은메달은 두고두고 한으로 남을 것이지만 박소연, 김해진이라는 두 기대주가 있어 평창의 빛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가 직접 선발한 후계자이고, 이번에 쇼트프로그램을 무난히 통과한 실력을 갖췄으며, 17세 고교생들이니 평창의 승전보를 충분히 기대해볼만 하다. 쇼트트랙도 심기일전해서 두번의 눈물을 보이지 않도록 효자종목의 영광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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