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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나눔에 더 많은 참여를

등록일 2014-02-27 02:01 게재일 2014-02-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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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에게 교복을 물려주는 것은 동창간의 사랑을 물려주는 일이다. 의복 속에는 그 사람의 영혼이 스며 있기 때문에 의복은 `제2의 신체`라는 믿음이 우리 민족에게는 있어왔다. 따라서 교복을 나누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입학하는 후배가 졸업한 선배의 교복을 물려받아 입는다는 것은 단순히 `값싼 교복을 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선배의 사랑을 물려받는` 일이다.

이 아름다운 교복나눔행사에 여러 교육청, 봉사단체, 기업 등이 나서고 있다. 경주시와 경주시새마을회는 동국대 경주캠퍼스 체육관에서 사랑의 교복나눔 행사를 열었는데, 학부모 2천여명이 참가했다. 동복 27만원, 하복 20만원대인 교복을 2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었으니, 학부모 부담이 큰 신학기에 쏠쏠한 부조가 되었다. 22개교가 참여했고, 5천여벌의 교복이 기증됐다. 새마을회는 세탁 수리를 맡는데, 동복은 세탁소에 맡기고, 하복과 와이셔츠, 바지, 치마 등은 새마을 회원들이 집에 가져가 직접 세탁·다림질을 했다. 판매대금은 어려운 이웃들에 밑반찬을 만들어주는데 전액 사용한다.

포항교육지원청과 포항시새마을회가 주관하고, 포항시와 포항MBC가 후원하는 교복나눔행사에 2천여명 학생 학부모가 찾아왔다. 새마을회원들은 기증받은 교복 1만여벌을 세탁하고 수리해서 새 교복처럼 만들었다. 한 입학생은 “새학기에 준비할 것이 많아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많았는데, 싼값에 교복을 구입하니 한결 마음이 가볍다. 3년간 깨끗이 입고 후배에게 물려주겠다”고 대견스러운 말을 했다. 허영과 사치에 물들지 않게 자식을 잘 키웠다.

칠곡교육지원청도 가정 부담을 줄이고 학생의 인품과 정서 함양을 위해 교복 물려주기 행사를 열었는데, 중학교 6개교, 고등학교 2개교가 참여, 1천여벌의 교복을 모았다. 교육관계자와 학부모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세탁비용만 받았고, 수익금 100여만원은 불우이웃 성금으로 내놓았다.

포스코의 사회적 기업인 포스코휴먼스는 무료로 교복 1천300벌을 세탁해주었다. 교복 상·하의, 조끼, 넥타이, 체육복 등 종류별로 분류해 세탁방법을 달리하고, 다림질로 마무리한 뒤 비닐포장까지 해서 새옷 처럼 만들었다. 포스코휴먼스 관계자는 “직원들이 고유의 업무 외에 추가로 일을 해야 하는 부담도 있었지만 내 아들 딸 동생들이 입는 교복이라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정성을 다했다”고 했다.

그러나 교복 나눔행사에 참여하는 학생은 매우 적다고 한다. 아직도 사치 허영에 물들어 값비싼 대형업체의 교복을 사입고 부유를 과시하는 허세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류가 많다는 말이다. 거대한 교복시장을 석권하는 대기업들의 농간을 분쇄하기 위해서라도 교복공동구매와 중소 교복업체의 제품 구매를 활성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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