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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함께 하는 기념행사를

등록일 2014-03-03 02:01 게재일 2014-03-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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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주년 3·1절 기념행사가 전국적으로 성대히 개최됐다. 독도사랑운동본부와 울릉군, 울릉군의회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침탈행위 및 역사왜곡에 대한 규탄대회를 열었다. (사)독도바로세우기운동본부는 독도사랑 문화공연을 펼쳤다. 포항시는 송라면 대전리 3·1만세촌 광장과 포항운하에서 기념행사를, 영덕군 영해면도 만세운동를 재현했으며, (사)대구한백청년회는 햇불행진을, 대구국학원이 주관하고 대구지방보훈청이 후원하는 `3·1절 기념 태극기 몹`거리 퍼포먼스도 있었다. “기미년 3월 1일 정오 터지자 밀물같은 대한독립 만세”로 시작해서 “선열아 이 나라를 보소서 동포야 이 날을 기리 빛내자”로 끝나는 3·1절 노래를 1년에 단 한 번 불러보는 날이었다.

우리가 3·1절 만세운동과 8·15 광복절을 더 절실히 기리는 것은 일본의 극우성향이 갈수록 심해지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에게까지 독도는 일본땅이라 가르치고, 2월22일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에는 중앙정부 고위 관리들이 와서 축사를 했다. 역사소설가 시바 료타로는 일본의 군국주의 시대를 귀태(鬼胎)라 불렀다. 그런데 근래 들어 아베정권은 그 귀태를 환생시키고 있다. “나를 군국주의자라 불러도 좋다” “침략이란 말은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이런 말을 태연히 한다.

일본 고위 공직자들의 망언도 이어진다. “위안부는 어느 나라에서나 있었다” “안중근은 테러리스트다” “난징대학살은 없었다” “일왕은 살아 있는 신이 됐다” 등등. 뿐만 아니다. 젊은이들을 자살특공대로 내몬 가미가제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그들이 남긴 유서를 유네스코기록문화유산에 등재하겠다 한다. 또 나치 히틀러가 바이마르공화국의 민주주의 헌법을 슬그머니 개정해 독재를 정당화한 헌법으로 만들었던 사례를 거론하면서,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 제9조를 개정하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일본이 군국주의로 복귀하다 보면, 언제 해상자위대가 독도를 공격할 지 알 수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는 남북관계를 생각하게 된다. 비록 분단됐지만 공동의 적 앞에서는 한 민족끼리 손을 잡는 것이 마땅하다. 3·1절 기념행사를 남과 북이 함께 개최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것이 통일 대박으로 가는 길이 아니겠는가. 또 8·15 광복절도 남북이 한 자리에 모여 함께 기념하면 여북 좋은가. 이런 일이 반복되면 나중에는 한글날 기념행사, 설날 민속행사, 개천절 기념식, 8월 한가위 민속행사, 단오절 민속놀이 등을 남북 공동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

남북이 정치체제에서는 물과 기름 같지만 정신적으로는 언어를 같이 쓰는 동포다. 분단 이전으로 단숨에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차츰 차츰 접근해가는 노력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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