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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의 인사 난맥상

등록일 2014-03-07 02:01 게재일 2014-03-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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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이 다가오면 현직 단체장이나 교육감 등 인사권을 쥔 수장들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선거는 절체절명의 사안이니 인사권이라는 `여의봉`을 사용하고 싶을 것이고, 소속 기관의 직원들은 인사의 향방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이럴때 등장하는 잠언이 “참외밭에서 신발끈을 매지 말고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쓰지 말라”는 말이다. 선거철 인사에는 자칫 의심을 살 여지가 많은데, 조금이라도 `선거용 의도`가 엿보이면 바로 지탄의 대상이 된다.

최근 경북도교육청 인사에서 잡음이 일었다. 시·군교육청 교육장과 장학관 인사에서 균형을 잃고 편중인사를 했다는 것이다. 또 직무성향에 맞지 않는 사람을 홍보담당에 임명해서 전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비난도 듣는다. `형평과 적재적소 배치`는 인사의 기본원칙인 데, 도교육청 인사는 그 두 가지에서 모두 빗나갔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교육청 근무 교육장과 장학관의 경우, 초·중등 출신이 고루 배치돼야 교육행정이 원활하게 수행되는데, 최근의 도교육청 인사는 편중적이라 한다.

포항과 구미 교육청의 경우, 교육장과 장학관이 모두 초등 출신이라 중등 출신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균형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교육청 한 간부는 “인사는 개인의 자의에 따를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거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 시스템이 무너졌다. 인사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 현 교육감이 선거에 대비해 자기 사람 심기를 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는 측도 있다”고 했다. 또 현 교육감은 `홍보와 담 쌓은` 직원을 홍보담당으로 임명했다는 지적도 받는다. 홍보담당자는 교육정책도 알리고 보도 협조도 구해야 하는데, 언론사들은 “홍보담당이 부임한지 몇 개월이 지났는데 얼굴 보기 어렵다. 언론사를 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얼마 전 경북도 보건복지국장 인사의 난맥상이 보도된 적이 있었고, 그때도 “현 지사가 차기 선거에 대비한 포석인사가 아닌가”하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당시 보건복지국장의 경우, 1년 6개월 사이에 무려 4명이나 바뀌었는데, 이들은 모두 부시장, 공무원교육원장 등으로 영전해 갔기 때문이다. 평균 재임기간이 6개월이라면, 업무파악도 제대로 못한 채 떠나는 `정류장 인사`인데, 이는 인사상식을 크게 벗어나는 일이다. 또 도내 안동, 김천, 포항에 3개 의료원이 있는데, 그 원장들이 모두 현 도지사와 인연이 깊은 실세여서 국장의 관리감독권이 통하지 못한다고 한다.

인사권을 이용해 선거에 덕을 보겠다는 심산이 엿보인다면, 이는 오히려 선거에 역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금의 유권자는 예전처럼 그렇게 어리숙하지 않다. 원칙과 시스템에 의한 합리적 인사행정을 하는 행정가라야 유권자들의 호감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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