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회장은 또 현재의 위기상황을 신속히 벗어나 또 다른 50년을 준비하는 비상계획으로 `4대 혁신 어젠다`를 제시했으며, 취임식 직후 포항제철소 3제강공장을 방문, `현장 제일주의 경영`을 지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원가경쟁력과 품질경쟁력에서 세계 최고의 포스코로 만들어가겠다는 결의를 직원들과 함께 다짐하는 모습이었다.
권 회장의 인사원칙은 `지역 친화적 상생 관계 강화`라고 해석할 수 있다. 포항출신 임원을 포항제철소 요직에 전진 배치한 것이다. 흥해 출신의 이정식 소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연일 출신의 김관영 상무를 대외협력 분야를 맡는 행정부소장에 올린 것은 지역과 상생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 할 수 있다. 또 40여년 간 포항에 살며 포항제철소에서 잔뼈가 굵은 김진일 전 포스코켐텍 사장을 철강생산본부장으로 선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RIST에서 오래 연구해오면서 지역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체득한 권 회장의 의향이 반영된 인사이다.
권 회장은 또 철강사업 중심의 체제로 재정비하고, 관리직 경영임원의 축소 등을 내용으로 하는 조직 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함으로써 포스코의 몸무게를 줄였다. 현재의 6개 부문인 조직을 4개 본부 체제로 전환시켰으며, 기존 탄소강·스테인리스 등 `사업` 중심으로 운영하던 조직을 철강 생산 및 마케팅 등 `기능` 위주로 개편한 것이다. 또 `경영임원`은 기존 68명에서 52명으로, 기획 구매 담당 등은 31명에서 14명으로 대폭 줄이고, `전문임원`은 20명을 새로 선임했다. 전문성을 중시하고, 날렵한 몸집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근래 들어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세계 철광석 값을 주도하는 중국이 최근 철강생산을 줄이고 있기 때문인데, 중국 정부가 스모그·미세먼지 대책의 하나로 철강생산을 규제한 것도 한 원인이다. 공급과잉으로 인한 철강업계의 곤경이 어느 정도 진정될 조짐이다. 호기를 맞아 `최고 품질, 최저 가격`이라는 권오준호의 목표가 순조롭게 달성되기를 기원한다.